대전·충남권 26개 대학으로 구성된 대전·충남지역 총장협의회는 11일 유성의 한 호텔에서 회의를 갖고 대학구조조정과 관련된 간담회 또는 공청회를 정치권과 함께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대학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해 지역 정치권에 협조의 신호를 보낸 것이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대학과 지방대를 획일적으로 평가할 경우 지방대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피해의식의 발로인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백석대 최갑종 총장은 “대학의 구조조정은 단순히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및 인재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 총장의 말은 사실 그대로다. 교육부의 재정지원 제한대학 발표 이후 일부 대학은 학생모집에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교수 충원율 저하로 부실대학에 포함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일부 대학의 경우 수도권으로 일부 캠퍼스를 이전함에 따라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히고 있다. 홍성 청운대 일부 캠퍼스의 인천 캠퍼스로의 이전 및 중부대의 고양캠퍼스 조성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이다. 교육부의 대학정원 감축계획에 따라 청운대의 인천캠퍼스 이전을 둘러싸고 중기청과의 산학협력사업 및 보령시청과의 머드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대학의 구조조정은 향후 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을 총체적으로 감안, 장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구조조정과 관련된 명확한 가이드라인조차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시행하기 때문에 지방대학들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상태다. 교육부는 조만간 실시할 예정인 권역별 2차 공청회에서 지방대학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좀 더 귀담아 들어야 한다.
충청권 대학들의 공조 요청에 지역 정치권도 적극적으로 협력 마인드를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정치권도 지방대학 살리기에 힘을 보태라는 이야기다. 지역 대학은 지역 인재 양성의 요람이요, 지역경제 발전의 디딤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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