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재앙으로 절망에 빠진 주민들에게 전국에서 123만명의 국민들이 헌옷과 수건을 들고 태안반도를 찾아 해안가를 뒤덮은 검은 기름을 걷어내고 닦아내는 자원봉사들의 도움과 성금이 희망의 등불로 자리했다.
정부는 유류사고 후 방제매뉴얼을 만들고 생계비 지원 등 뒤늦게 대책마련과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과 수차례의 배보상 협의에 나서고 서해안 피해지역 12만 7471명에 달하는 주민들의 청구액은 4조 2271억원을 청구했으나 IOPC 보상액은 최대 3216억원, 삼성중공업은 56억원의 선주책임제한에 그쳐 주민들의 기대치에 턱없이 모자라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우리나라의 관행과 특성을 무시한 국제기구인 IOPC에서 보상받지 못한 주민들의 보상을 위한 특별법을 마련하고 피해 주민들은 삼성중공업의 도덕적 책임과 환경회복 차원에서 지역발전기금 5000억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지난달 28일 국회특위에서 3600억원으로 어렵게 합의했다.
피해 주민들의 눈물겨운 투쟁으로 삼성중공업 발전기금을 합의했지만 해양수산부는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이 피해 지역주민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우려되자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수탁을 거부하고 국회특위와 재단설립 등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협력기금 배분, 사용 등의 문제로 주민들간에 반목과 갈등을 유발시키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 발전기금을 수탁해 기름유출 피해의 객관적 근거에 따라 지역에 맞도록 분배하거나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그길만이 정부가 기름유출사태로 인한 엄청난 고통을 안긴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속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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