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시디자인 조례 제정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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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시디자인 조례 제정 서둘러라

  • 승인 2013-12-09 18:17
  • 신문게재 2013-12-10 17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어린이 놀이터의 위치로 가장 적합한 곳은 뭐니뭐니 해도 많은 가정에서 관찰이 가장 용이한 지점일 것이다. 이는 '자연적 감시'라는 요소만으로도 어린이 범죄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에 취약한 환경을 디자인을 통해 개선하는 선진디자인 기법 즉 셉티드(CPTED)가 각 자치단체마다 널리 도입되고 있다.

건축설계나 도시계획 등에 방어적 공간특성을 높여 범죄 예방을 심리적으로 사전에 차단하는 환경설계 기법인 것이다. 그동안 범죄예방을 CCTV나 경찰의 순찰 등을 통해 수행해오던 것을 담장을 낮춰 자연 감시 효과를 높이거나 조명을 밝게 하는 등의 디자인 기법인 것이다.

타 시·도의 경우 다양한 도시디자인에 셉티드를 적용해나가고 있으나 대전의 경우 여전히 취약하다. 실제적으로 대전발전연구원이 지난 2010년부터 셉티드를 통한 대전의 범죄예방 정책 방안 등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해 왔으나 대전시는 정책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마을공원 정비사업에 일부 셉티드 개념을 적용하는 등 정책으로의 활용이 미약하다.

최근 울산시도 '울산시 범죄예방 도시디자인 조례안'을 발의했는데 각종 범죄로부터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범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도시환경 설계를 의미하는 셉티드를 체계적으로 도입 적용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대전시 거주 여성 39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지난달 대전발전연구원이 발표한 바 있는데 이에 따르면 여성들이 범죄발생과 관련된다고 생각하는 동네 장소로 공터나 어두운 골목길, 방치된 쓰레기더미 등을 꼽았고 이런 환경이 여성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설문에 응한 여성들이 말한 곳은 바로 대전의 원도심 대부분이 이런 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특히 갈수록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고령화가 진행돼 가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범죄에 취약한 환경에서의 '자연적 감시' 효과는 더 요구된다. 먼저 타 시·도가 진행해오고 있는 도시디자인 관련 조례제정부터 서둘러야 한다. 대전만 유독 범죄 예방효과가 있는 선진디자인 기법을 도외시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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