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범죄억제정책(CPTED) 연구만 수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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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범죄억제정책(CPTED) 연구만 수년째

'예방설계' 전국 첫 시도 불구 예산확보 실패… 원도심 확대 백지화 타지역 정책화와 '대조적'

  • 승인 2013-12-09 17:58
  • 신문게재 2013-12-10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도시를 설계하거나 계획하는 단계부터 범죄가 일어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자는 범죄예방설계(셉테드: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가 대전에서 외면받고 있다. 범죄예방을 방범용 CCTV에 의존할 뿐, 담장을 낮춰 자연감시를 강화하고 골목을 밝게 해 범죄심리를 위축시키려는 정책적 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범죄두려움이 삶의 수준을 결정하는 하나의 잣대라는 점에서 셉테드(CPTED)를 통해 낙후지역 주민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려는 정책이 필요하다.

셉테드는 이미 국내 여러 도시가 범죄발생을 억제하는 도시정비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저소득 소외계층 비율이 높은 마포구 염리동과 강서구 한 중학교를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골목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이웃을 돕는 지킴이를 지정하거나 학내 사각지대를 취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부산시는 범죄예방환경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주거단지 신축이나 재건축 때 도로, 주차장, 공원·녹지 등에 범죄예방환경설계를 적용하도록 했고 어린이 놀이터도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도록 했다. 대구시와 경기도가 범죄예방 도시디자인 조례를 제정해 주거정비사업에 셉테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에서는 아직 추진되지 않고 있다.

특히, 셉테드 관련 분야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연구해 보고서를 만들고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전발전연구원은 2010년 'CPTED를 통한 대전의 범죄예방 정책 방안'과 2012년 'CPTED를 통한 대전 도시범죄예방' 등을 통해 도입 필요성을 제시했지만, 시는 이를 정책으로 추진하는데 소극적인 상태다.

마을공원 정비 사업에 일부 셉테드 개념을 적용했으나, 이를 원도심의 특정 지역까지 확대하는 시범사업은 예산검토 과정에서 백지화된 상태다.

대발연 관계자는 “담장 높이를 조절해 골목에 자연적 감시를 유도하거나 방치된 공간에 운동과 취미시설을 배치해 주민들의 활발한 사용에 따른 범죄위험을 감소시키는 방법 등이 셉테드”라고 설명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대전 도안 등의 신도심은 이미 범죄예방설계가 적용됐지만, 원도심처럼 골목이 많고 사각지대가 있는 곳은 사업비가 확보되지 않아 셉테드를 적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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