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어놓은 방화문… 충남경찰청 버젓이 소방법 위반

고정장치 설치로 화재땐 무방비, 소화전은 대형 홍보판에 가려져… 안전 불감증 심각성 '도마위' 내포신청사로 이전 두달

▲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충남지방경찰청 1층 소화전이 대형 철제 홍보판으로 가려져 있고, (아래) 방화문에 도어스토퍼가 설치돼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기능을 할 수 없는 등 화재발생시 대형화가 우려 된다.
내포=박갑순 기자 photopgs@

<속보>=충남도청사에 이어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충남지방경찰청 또한 방화문을 닫히지 않도록 고정시키거나 비상계단을 창고로 사용하는 등 청사 곳곳에서 소방법을 위반, 법규 준수를 앞장서야 할 경찰 공무원까지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 10월 10일자 1면 보도 '소방법 뒷전' 도청사 안전불감증 심각>

8일 본보가 지난 10월 1일 내포신도로 이전한 충남경찰청사를 확인한 결과, 비상계단으로 통하는 대부분의 방화문에 도어 스토퍼(문이 닫히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장치)를 설치, 방화문이 닫히지 않도록 고정시켜 놓는 등 소방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사 내 3곳의 비상계단은 방화구획으로 설정된 곳이어서 방화문에 도어 스토퍼를 설치하면 안 되는 곳이다.

1층 소화전이 설치된 곳에는 대형 철제 홍보판을 비치해 소화전을 가리는 것은 물론 사용할 수 없도록 했고,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소화전에도 타이어, 화이트보드, 자전거 등 불에 타기 쉽고 유독가스가 발생하는 물품을 어지럽게 방치하고 있었다.

7층에선 비상구로 통하는 복도에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통로만 확보한 채 각종 책상과 의자를 어지럽게 쌓아둔 곳도 눈에 띄었다.

비상계단은 대부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으나 7층 구내식당과 연결된 비상계단엔 냅킨, 위생장화 등이 담긴 박스와 함께 전기히터 등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 같은 행위는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를 위반한 것으로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을 폐쇄하거나 훼손하는 등의 행위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용도에 장애를 주거나 '소방기본법' 제16조에 따른 소방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 ▲그 밖에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을 변경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보안상의 문제 때문에 청사 내부는 지문인식 등을 해야 문이 열리는 구조다”며 “그동안 이사를 하면서 사람들도 많이 다니고 물건을 옮길 때 불편한 부분이 있어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러 일정 등을 감안해 준공식을 빨리 하다보니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당연히 개선하고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