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시장 민감성을 반영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한다고 하지만 도내 축산농가들은 생존 기반 와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농민단체들이 즉각 협상 철회를 요구하며 반대운동을 공식화했다. 개방에 앞서 농축산업계의 생존 대책부터 마련하라는 것이다. 협상안과 협상 이후에 모든 것들에 관해 대안을 마련할 때다.
실제로 내년 상반기 호주와 FTA가 체결되면 지역 실정에 맞는 3농혁신 같은 농업 발전시책마저 빛을 잃을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 절차로 초특급 경제블록인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가입 의사까지 예고돼 위기감은 더하다. 참여하면 전체적으로 연 2.5% 성장한다는 분석이 농민들에게는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다양한 예외적 수단으로 농축산업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말을 과연 근본 대책으로 믿는 농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다른 산업에 이득이 되고 대세를 역행할 수 없음을 인정해도 농민들에겐 농축산업이 전부다. 15년간 단계적으로 낮춰진다고는 하나 호주산 쇠고기의 관세 철폐는 안정적인 소득 창출 저해를 의미한다. 한우산업 붕괴와 등식으로 보는 인식이 이를 잘 말해준다.
FTA, TPP 등 어떤 것이든 산업적 비교우위에서 보고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 협상이다. 현재도 호주산 쇠고기는 수입 쇠고기 시장의 절반 이상(56.9%)으로 미국(38.9%)에 앞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 호주산 쇠고기의 관세가 10%만 낮춰져도 수입량이 6% 가량 늘어난다. TPP 대상 국가들과 농업 교역규모는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말 116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농축산업 분야는 시장 개방에 취약하다. 도내 한우산업 구조 등 농축산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 분석하고 농민 피해를 최소화할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방치하면 홍성군 등의 농축산업 체질 강화 노력도 도로에 그칠 수 있다. 3농혁신이 대책의 전부는 아니라고 본다. 생명산업인 농축산업의 육성 발전 정책을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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