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하]'고슴도치 전략' 뒷받침하는 해·공군력

  • 오피니언
  • 시시각각

[김종하]'고슴도치 전략' 뒷받침하는 해·공군력

[중도프리즘]김종하 한남대 교수, 국방전략대학원장

  • 승인 2013-12-08 13:13
  • 신문게재 2013-12-09 17면
  • 김종하 한남대 교수김종하 한남대 교수
▲ 김종하 한남대 교수
▲ 김종하 한남대 교수
최근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을 확대·설정함으로써 한국·일본·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이런 공세적인 전략은 센카쿠열도 주변의 동중국해·남중국해의 통제권·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한편으로는 미해군의 태평양·인도양 지배를 저지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동중국해의 천연자원 확보를 선점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이 이런 공세전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한국·일본·미국 간의 갈등은 고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한국이 북한의 군사위협과 더불어, 중국, 일본과 같은 주변 강대국들과 해·공역 상에서의 잠재적인 무력분쟁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가르쳐주고 있다. 그런데 경제력을 비롯한 총량적인 국력수준, 특히 군사비 지출 규모에서 열세인 한국이 주변 강대국들과 대등한 수준의 군사력을 대칭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특히 한반도 주변에서의 무력분쟁에서 주력으로 동원될 가능성이 높은 해·공군력의 경우에는 한국이 아무리 노력해도 주변 강대국들에 대한 해·공군력의 양적, 질적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한국이 주변 강대국들의 해·공군력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한반도 주변에 대한 '접근거부(Acces Denial)능력을 빠른 시일 내에 갖추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 주변의 해·공역에서 지속적인 통제권을 차지하는 것보다는, 한국이 필요로 하는 시기와 범위를 대상으로 주변 강대국들의 해·공역 침범을 차단·봉쇄할 수 있는 능력을 우선적으로 개발·확보해야 함을 의미한다. 여기서 한국군이 갖추어야 할 접근거부 능력의 지리적 범위는 영토의 안전, 해양관련 주요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서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한반도 주변의 해·공역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주변공간'으로 부를 수 있고, 크게 2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한반도 주변 200해리 이내의 해·공역을 포함하는 '제1주변공간'이다. 이곳은 대륙붕과 EEZ, 주요 도서의 영유권 등과 직결되며, 한국방공식별구역까지 포괄한다. 둘째, 한반도 주변 200~600해리 사이의 해·공역을 포함하는 '제2주변공간'이다. 이곳은 동해와 남해를 기점으로 동중국해, 서태평양까지 연결되는 한국 해상교통로의 관문에 해당한다. 바로 이 제1·제2주변공간에 대한 접근거부 능력을 뒷받침하는 군사력 건설에 매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해군력의 경우에는 지난 1990년대부터 지속해 온 수상전투함 중심의 대양 해군력 건설보다는 잠수함 전력을 확충하는데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잠수함은 '은밀성'을 통해 적 해군력이 예상하지 못하는 시간 및 위치에서 기습보복과 전력손실, 소모에 따라는 두려움을 강요하여 바다로의 침공을 억제, 견제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전력수단이다. 특히 '공기불요추진장치'(AIP) 탑재형 잠수함은 향후 상당기간 동안 핵추진 잠수함의 개발·확보가 곤란한 한국 해군이 한반도 주변해역에서의 접근거부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주력 무기체계가 될 것이다. 마하 2 이상의 비행속도로 적 군함의 함대공 요격능력을 제압할 수 있는 초음속 대함미사일의 전력화도 필요하다.

그리고 공군력의 경우에는, 임무수행의 지속시간과 무장 탑재규모의 관점에서 해군의 군함보다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빠른 비행속도를 통한 분쟁지역으로의 신속한 투입·동원 능력, 탑재되는 유도무기의 성능으로 충분히 극복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공군의 항공기는 대당 획득비용이 해군의 군함보다 훨씬 저렴하다. 따라서 공군력은 한정된 재원으로 접근거부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해군력보다 더 효율적·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영공 밖에서 적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는 사거리 100㎞ 내외의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다목적의 임무수행능력과 고(高)기동성, 스텔스 능력을 갖춘 4.5~5세대급 전투기, 그리고 공중급유기가 필요한 것이다.

요약하자면 국방재원의 한계속에서 주변국들과의 영토 분쟁가능성에 효율적·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대칭적 해·공군력 건설이 더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적에게 이기지는 못해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는 일명 '고슴도치'전략에 더 부합되는 선택인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