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대로 전락해 시민들의 발길이 끊기며 애물단지가 돼 가고 있는 공원은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해외에서도 공원을 범죄 사각지대로 여기며 공원 안전에 대한 규정을 만들고, 설계단계부터 범죄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공원안전 강화를 위한 CPTES 적용'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해외 공원들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면 공원이 안전하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이용객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또 주민 스스로가 공원 관리에 참여해 주인의식을 갖게 만들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 주의 경우 시민들이 공원을 자주 찾을 수 있는데 집중하고 있다. 어린이 시설을 확대 설치해 가족 이용객을 늘이고 있으며, 노인 산책 코스 등을 개설해 다양한 연령층이 공원을 이용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캐나다 애드몬트시는 근린공원의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용도로 시민들이 찾아올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카페를 설치하거나 공원 관련 이벤트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다호주의 보이시시는 공원의 낙서나 파손 시설은 24시간 내에 제거하거나 보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기물파손행위에 대해선 재발방지를 위해 상습범 검거에 노력하고 있다.
또 다른 도시 빅토리아시 반필드 공원에서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주민들 스스로가 공원안전 관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고립된 길에는 길바닥에 깨진 돌조각 등으로 포장하여 소리가 나게 함으로써 쉽게 사람의 인기척을 알아챌 수 있게 함' 등 독창적인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 싱가폴의 경우 이용자 유치를 위해 주변 시설 설치에 관대하다. 간이음식판매점이나 정보센터, 특별 이벤트 센터와 같은 새로운 시설 설치를 허가하고 있다. 또 공원외부에 카페나 레스토랑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의 시애틀시가 안정한 공원을 만들기 위해 적용한 프로그램은 'Adopt-a- Park'다. 이 프로그램은 지나치게 성장한 나무들을 다듬고 공원 내 조도를 향상시키는데 있다. 특히 주민들이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공원 내 청결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단체는 물론 기업,학교, 이웃과 청소년 단체 등이 공원 관리 봉사에 참여해 스스로 주인 의식을 갖게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한남대 박미랑 교수(경찰행정학과)는 “공원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다보니 공동체 의식 형성이 어려워 관리가 쉽지 않다”며 “지자체에서 체헙학습이나 각종 행사 등 이용자들을 유인하는 전략을 세우고, 공원가꾸기 봉사 활동 등을 통해 애착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공원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예산 확보와 명확한 조례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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