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규 교수 김종성 교수 |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진규 교수와 김종성 교수팀은 병원 방문객 1763명을 대상으로 어느정도의 음주가 고혈압의 위험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비음주자 288명,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 527명, 음주후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 948명이었다. 연구팀은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1주일에 소주 1병 이상을 마실때 고혈압의 위험성이 증가하며, 음주후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은 일주일에 소주 2병 이상을 마실 때 고혈압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즉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에 비해 음주후 고혈압에 더욱 취약하다는 것.
그동안 과음이 체내의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증가시키고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음주에 대한 개인 체질을 반영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알코올의 대사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유전적으로 잘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술의 독성에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정진규ㆍ김종성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알코올 분야 권위지인 '알코올리즘(Alcoholism: Clinical & Experimental Research)'SCI 저널의 2013년 11월 온라인 판에 게재됐으며 내년 4월 정식 출판된다.
연구결과가 일반인들에게 주는 교육적 메시지의 중요성과 연구의 창의성을 평가 받아, 저널 편집부에서 퍼블릭 인터레스트 하이라이트 (Public Interest Highlights) 논문으로 선정됐다는 서한을 보내왔다.
논문발표의 엠바고 시점인 2013년 11월 19일, 과학저널리스트들과 대중들을 위한 온라인 과학뉴스 'EurekAlert!' (http://www.eurekalert.org)웹사이트에 미국 과학기자(science writer)에 의해 연구결과가 소개되면서 미국 기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정진규·김종성 교수는 그동안 음주로 인한 대사증후군의 위험, 당뇨병의 위험 등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발표한 바 있으며, 기존의 연구들과 이번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 남성의 적절한 음주량을 일주일에 '소주 2병 이하'(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일주일에 '소주 1병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남자들이 미국 사람들보다 고혈압 발생률 및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이 많은 것도 우리나라 음주량과 연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국립보건원에서 미국 남성에게 권고하는 적절음주의 기준인 일주일에 '표준 잔 14잔 이하'(소주 3.5병에 해당)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김민영기자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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