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극단적으로 대치하면서 올해 정기국회가 시작된 뒤 지금까지 3개월동안 국회는 단 한 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민주당이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새누리당의 단독처리에 항의, 지난달 29일부터 국회 보이콧에 들어가는 등 여야간 대치가 심화돼 오는 10일 폐회하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법안 0건'이라는 초유의 불명예 기록을 남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제공 |
새해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이 2일로 다가왔지만, 여야 대치 속에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져 올해도 새해 예산안이 처리시한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일 법정처리시한 하루를 남겼지만 심의 커녕 상정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2003년 이후 11년 연속으로 헌법에 규정된 예산안 처리시한을 어기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한 국회가 올해에는 '준(俊)예산 편성'이란 초유의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제1야당인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인준 강행에 반발해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어 국회 운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2일 예산결산특위에서 예산안을 단독 상정하겠다고 압박했고, 민주당은 또다른 날치기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이 예결위에 상정도 안 되고 있는 상태에서 법정 시한을 맞이할 수 없다”며 상정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툭하면 몽니를 부리는 민주당에 국민은 지칠대로 지쳐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예산안 법정처리 기일인 12월 2일부터는 단독으로라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조차 “내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며 강경투쟁을 예고한 만큼 국회는 당분간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어제에 이어 각 상임위별로 예산안에 대해 심사를 하고 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갑자기 날치기 처리함으로써 민주당으로 하여금 예산안 심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게 하는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새 정부 첫 정기국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고 주요 과제의 입법화에도 실패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여야는 법정시한을 넘기더라도 16일에는 예산안을 의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지만, 사실상 백지화되는 양상이다.
야권이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안 국회 통과 후 국회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는 상황에 내년 새해 예산안 통과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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