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동일 충남대 교수, 산학연구본부장 |
우리 나라는 반세기전 세계 최빈국으로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오늘날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발전했다. 대한민국은 2013년 현재 세계경제규모(GDP) 세계 15위, 교역규모 7위로 성장했으며 2011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2만4000달러로 세계 31 위에 해당한 바 있다. 우리 나라의 자동차와 전화기가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지구상에 어디에 존재하는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세계 곳곳에 한류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세계 각지의 와인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고 이제 건강을 위해 될수록 음식을 줄여 섭취하려고 애쓰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제 수준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중동에서 모래바람을 맞으면서 다진 기초체력과 우리 나라의 앞선 기술력에 덕택이다. 그리고 이러한 압도적인 기술의 발전에는 우리나라 7080 이공계 출신들의 공로가 절대적이다.
그러했던 7080들의 은퇴가 시작되었다. 앞만 보고 정말 열심히 달려왔는데 정년이라는 제도가 이들을 막아 선다. 7000명의 박사를 포함한 2만여명의 연구자들이 활동하는 대덕연구단지의 경우에도 1955년생이 61세가 되는 2016년부터 정년퇴임을 맞으면서 베이비(?) 부머들의 또 다른 수난시대가 예고된다. 그런데 이들의 자식들은 졸업을 늦추고, 취업을 늦추고, 결혼을 늦춘다. 연로하신 부모님들을 모시는 이들은 아직도 돈이 들어갈 데가 많다. 부모에게 받은 것이 별로 없고 자식에게 기대할 수 없는 이 들의 또 다른 별명은 샌드위치 세대다.
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이공계의 기피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7080의 수재들은 물리학이나 화학을 선택하거나 공학을 선택했지만 지금은 공부를 조금이라도 한다 싶으면 모두 의대로 가버린다. 전국의 의대, 한의대 수의대 그리고 약대의 정원이 다 차버리고 난 후에 공대 진학을 생각한다는 농담 같은 이야기도 있다. 고등학교에도 문과와 이과의 비중이 뒤바뀐 지 오래 전이라고 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우리나라의 이공계의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데에 언제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제사회의 경쟁은 너무도 냉정해 피도 눈물도 없다. 우리는 조만간 많은 부분에서 닮아있는 일본과 유사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지도 모른다. 지금 대한민국의 기술력과 생산성은 중대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요새 같은 시대에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61세는 나이가 많다는 소리를 듣지는 못한다. 그리고 연구 단지의 인력의 경우 이들의 학문적인 기초 체력은 상당한 편으로 평가된다. 오히려 새롭게 배출되는 이공계의 인력이 이들보다 우수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7080 은 경제 발전이 왜 필요한지를 체험하고 우리 나라의 오늘을 있게 한 우리나라 역사의 산 증인들이다. 그들에게 정년이라 숫자의 논리로 퇴임 시키고 또 이들을 방치한다면 국가적으로는 엄청난 손실을 방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된다. 차제에 정부는 7080 들의 공로가 헛되지 않고 그리고 우리 나라가 세계적으로 계속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위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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