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부터는 학교 오전 수업을 마치고 커피 전문점에서 매일 6시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대학 등록금을 직접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시를 통해 이미 대학 합격을 한 송모(19)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문대 수시를 합격한 뒤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두 달 넘게 아르바이트를 찾아다니고 있다. 대부분이 미성년자라고 채용을 꺼리고 장기간 일을 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아르바이트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는 특성화고의 경우 대부분의 고교가 '취업률'을 올리기 위해 학생과 관련 회사를 연결해 주고 있는 것과는 달리, 대학 진학을 계획한 일부 학생들은 직접 아르바이트 찾기에 나서고 있다.
미용관련 학과 진학을 앞둔 김모양은 “사회생활을 미리 체험하고 직·간접적으로 업무 능력을 쌓기 위해 뷰티샵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며 “학교 측은 대부분이 취업을 위한 직업 소개가 이루어져 직접 알바를 찾아 나섰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능을 치른 고3 학생들이 등록금 1000만원 시대라는 현실 앞에 '알바전선'에 뛰어 들고 있다. 경기침체로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능을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된 고 3 학생들이 아르바이트 취업전선에 나서 구직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 입학이 확정됐거나 예정된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한 '생계형 알바' 전선에 내몰리고 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업을 대비해 알짜배기 '스펙형 알바'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고3 수험생 회원 538명을 대상으로 올해 수능을 마치고 가장 이루고 싶은 계획이 무엇인지 설문 조사한 결과, 1위는 남녀 모두 '아르바이트'를 꼽았으며, 17.4%를 차지했다.
이처럼 힘겨운 수험생활을 치른 고교 3학년생들이 잠시 즐길 틈도 없이 취업전선에 합류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아르바이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생들이 사기 등의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수험생들이 건전한 사회생활과 관련 학과 진학에 앞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스펙형 알바' 소개해주는 창구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사회생활을 처음 하는 학생들인 만큼 임금과 관련 법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알바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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