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먹는물 오염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주민들이 상수도와 소규모 마을상수도, 지하수 등을 믿지 못하는 불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물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필수 요소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질병을 유발하거나 최악의 상황으로는 한 사람의 생명까지 빼앗을 수 있다. 하지만 도를 비롯해 각 시·군은 예산을 핑계로 근복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물을 사 먹는 주민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오염된 물 무엇이 문제인가=지난해 11월30일 공주시 반포면 마암리 마을회관에서 (사)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는 호남고속철도 인근 마을 지하수 40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11곳에서 페놀이 먹는물 기준(0.005㎎/ℓ)의 최소 2~6배 가량 검출돼 음용수로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페놀은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유독성 물질로 최악의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2011년 4월과 지난해 8월 마암천에서 물고기 수천마리가 폐사되지 않았다면 주민들은 페놀이 함유된 지하수를 계속 먹는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또 지난 8월 당진시 대호지면 적서리에서는 대형트럭 40대 분의 음식물폐기물이 불법 매립돼 악취는 물론 침출수 등 오염물질이 인근 하천과 지하수에 유입되면서 먹는물 오염이 우려된 바 있다.
충남은 상수도 보급률이 낮아 마을상수도나 지하수 등을 음용수로 사용하는 인구가 34만여 명에 이르지만 주민들이 음용수로 사용하는 지하수는 오염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도가 2011년 도민 13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수돗물을 직접 음용하는 도민은 3.4%에 불과했고 생수 등을 구매한다는 도민이 11.1%로 나타나 상당수 주민이 물을 사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드는 먹는물 수질검사=지자체의 먹는물 검사횟수가 줄어들면서 주민들의 불신도 키우고 있다. 도내 각 시·군이 보건환경연구원에 먹는물 검사의뢰 실적은 지난해 상수도 2670건, 지하수 2250건, 학교지하수 768건, 먹는샘물 175건이었지만 올해는 9월30일 현재 상수도 865건, 지하수 1118건, 학교지하수 461건, 먹는샘물 167건으로 먹는 샘물을 제외하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민간기관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것은 보건환경연구원의 통계에 잡히지 않아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는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지만 1년 새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은 수질관리가 체계적으로 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구제역 가축매몰지역 지하수 검사현황도 2011년 753건에서 지난해 639건, 올해는 9월30일 현재 246건으로 침출수 유출에 따른 오염이 우려되지만 검사의뢰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법으로 정해 놓은 수질검사 횟수를 위반하는 시ㆍ군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는 민간기관에서 검사한 자료가 우리쪽으로 넘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와 자료 취합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구제역 가축매몰지역 지하수 검사도 마찬가지다”며 “침출수 유출에서 안전 판정을 받은 지역에서는 의뢰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민간기관에 의뢰하면서 검사 횟수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