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전한 인물은 없다./ 적합한 자리에 기용해 인재로 키워야 한다./ 전능한 사람도 없다./ 적당한 일을 맡겨 능력을 키워야 한다./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는 것이 인재를 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용인'(用人).
사람을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것을 말한다. 조직을 책임지고 대표하는 수장(首長)이 갖춰야 할 첫 번째 능력으로 꼽힌다고 할 수 있다. 조직의 수장에게는 문맹(文盲)보다 인맹(人盲)이 더 치명적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다산(茶山) 정약용도 용인의 첫 번째 원칙은 적임자 채용이라고 했다. 소를 잡는 칼로 닭이나 잡는 건 손해라는 얘기다. 적임자를 선택해 용인을 잘하기 위해선 인물의 기질을 잘 파악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장점이나 특기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 고대 유가(儒家)의 경전인 예기(禮記)에도 '좋아하는 사람의 단점을 알아야 하고 미워하는 사람의 장점을 알아야 한다'는 유사한 글귀가 있다. 단점 보완보다는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크고 자세히 보는 게 효율적인 용인술이라는 것이다.
올해 대전 법원은 유난히 '용인'을 두고 뒤숭숭했다. '엄정'해야 하는 기관 특성상 외부와 연결된 길이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곳이라 겉으로는 잠잠한 듯했지만, 내부에선 분분했다.
연초부터 '육아휴직'에 들어간 남자판사 2명을 놓고 벌어진 갈등을 시작으로 일부 재판부 배석판사의 항변, 배석판사 간 갈등에 이어 급기야 공보관 토사구팽(兎死狗烹) 논란까지 결코 무난했다고 할 수 없는 한 해였다.
내년 2월이면 대전법원도 수장을 비롯한 (수석)부장판사들이 대거 바뀐다.
부장급(지원장) 이상 인사를 놓고 평판사를 비롯한 내부 구성원의 기대가 적지 않다. 구성원과 소통하며 지역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지원장, 배석판사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는 부장판사(재판장)들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라 할 수 있다.
용인이 구인(救人)보다 중요하다.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는데,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구인하는 사람이다. 잘 쓰는 것, 즉 용인이 중요하다. 수장이 이런 눈을 가진다면 구성원은 수장의 마음가짐처럼 움직일 것이다.
윤희진·법조사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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