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내려간 기온 탓에 이제 골프치기 좋은 시절이 다갔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그렇다고 골프 마니아들에게는 동장군이 무서워도 별거는 아닐 것이다.
지금이야 골프가 대중화 되고, 골프장수도 많아지고, 스크린 골프가 대중화되고 그리고 경제적상황이 안 좋아 골프부킹(예약)이 다소 수월해졌지만 10~20여년 전만해도 골든타임에 골프부킹하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특히 낮이 짧은 겨울 낮 부킹은 공휴일 부킹에 못지않을 만큼 인기가 많았었다. 그리고 골프약속은 부친상이 아니면 지켜야 한다는 속설과 함께 아무리 춥거나 어지간한 눈·비는 용납이 안 되는 분위기였으니 참 골프가 뭔지 여러모로 본의 아니게 마음이 상했을 분들에게 골프를 이끌어가는 한사람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기야 그 당시는 필자보다는 배우는 사람들이 더 열성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면 사실이다. 한번은 필자가 무리해서 여성 세분을 모시고 처음 필드를 나가는, 속된말로 머리를 올리러 갔는데 9홀도 돌기 전에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춥고 해서 그만치고 돌아가자고 했다가 무슨 소리냐고 우린 그렇게 안 배웠다면서 끝까지 18홀을 마쳤는데 얼마나 좋아하던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아 아직도 그 사람들과 가끔 교류를 하면서 그 이야기를 하고 지내니 격세지감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골프 열풍이 불던 시절이었으니 누구 할 것 없이 좀 무리했던 건 사실이지만 정말 골프 가르치는 맛이 날 때였다.
각설하고,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옛 추억은 언제나 할 말이 많은 것 같다. 겨울골프는 추위와의 전쟁이자 잔디가 없어 맨땅에서 칠 경우가 많아 몇 가지를 준비해 보자.
첫째, 춥다고 너무 두꺼운 옷을 입지 말고 얇은 옷을 몇 개 껴입자. 요즘에는 기능성 옷이 많이 나오니까 그리 걱정 할 바가 아닌 것 같다. 둘째, 무엇보다도 손이 얼지 않게 털장갑이나 벙어리 장갑을 준비해 샷이 끝난 후 매번 손을 따뜻하게 하고, 손난로 하나 있으면 금상첨화다. 셋째, 티샷을 하기 전에 몸이 얼지 않게 충분히 연습스윙을 하고 페어웨이에서 아이언 샷을 할 때에는 클럽을 조금 짧게 잡고 볼은 오른쪽 발에 두고 스리쿼터 또는 조금 작게 하는 게 좋을 듯하다. 넷째, 그린주변에서는 잔디가 없고 그린이 얼어있다면 볼을 낮게 굴리는 러닝 어프로치샷이 적당하다. 다섯째, 그린에서는 날씨 때문에 집중력을 잃을 수가 있으니 한 템포 늦추어라. 여섯째, 플레이 중 적당히 눈이 온다면 즐겨라. 빨강·노랑 볼을 사용하며, 따뜻한 차한잔 마시면서 동심으로 돌아가 보자. 그런 날도 많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겨울골프는 평소보다 좀 더 일찍 도착해서, 여러 제반 조건에 의해 부상 입을 수도 있음을 대비하면서, 위와 같이 알기 쉬운 몇 가지를 잘 숙지하면서, 한번쯤 겨울 골프의 묘미를 한껏 즐겨보는 것도 권해봄 직하다. 그리고 스코어(점수)는 잊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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