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조례 개정안 충돌

시의원 “공동주택까지 지원을” 천안시 “예산·형평성 탓 불가”

천안 상수도 원인자 부담금 산정·징수 등을 놓고 천안시와 천안시의회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전종한 천안시의원이 관내 농촌지역 서민아파트 입주민들의 생명과 직결해 천안시 상수도원인자부담금 산정·징수 등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천안시는 예산 수반과 형평성 등을 들어 입장차이를 줄이지 못한 채 보류됐다. 전 의원은 지난 21일 천안시의회 제181회 제2차 정례회 산업건설 상임위원회에서 서민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현행 농촌지역 주민 중 연면적 150㎡이하 주택에 한해 원인자분담금을 면제해주는 것을 공동주택 85㎡이하까지 확대해 지원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제시했다.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천안 읍면지역 15개 아파트단지 4265세대가 수질악화와 수량부족으로 주민들이 직접적인 건강상 위협을 받고 있다”며 “서민아파트 주민들의 경제적 사정으로 원인자부담금을 감당치 못해 급수설비가 돼 있어도 수돗물을 먹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는 2006년 농촌지역의 상수도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일반주택의 경우 원인자부담을 전액 면제해 주고 있으면서도 공동주택은 제외됐다”며 “공동주택 주민들이 지하수보다 비싼 상수도 급수요구를 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 의원은 “시가 막대한 공공재원을 투입해 기 건설된 급수 설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위협받는 주민의 건강권을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천안시는 시기와 형평성, 사업비를 들어 불가하다는 뜻을 고수했다. 천안수도사업소 정근수 급수과장은 “내년도 안서배수지 20만t 증설과 남부배수지 송수관로 170억원, 부성지구 공사 등 대규모 사업이 산적해 있어 시기적으로 적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또 “개정안처럼 추가로 면제규정을 만들 경우 이미 원인자부담금을 내고 상수도를 공급받은 아파트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오지마을까지 상수도 관로를 매설하기 위해 시설투자비 확보가 시급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정 과장은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산정·부과 등에 관한 조례를 전반적으로 분석해 분담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례를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안시 읍·면 지역 내 지하수를 음용수로 이용하는 15개 아파트는 1991년~2003년 신축됐으며 이들 원인자 부담금은 모두 17억 24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