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대전 상소동 우라늄 탐사와 관련,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전문가가 포함된 지자체간 협의체 구성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는 국제 우라늄 가격이 낮아 경제성이 없다고 하지만, 가격이 오를 경우엔 언제든 우라늄 광산 개발이 재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개발시도=이번 동구 상소동 우라늄 탐사의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 지난 2009년 일어났던 금산 복수면 지역의 우라늄 광산 개발 파장과 놀랍도록 닮아있다.
현재 상소동 개발 회사와는 다른 업체이지만, 외자기업이고 금산군청측에 '바나듐 시추'를 하겠다며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금산군민들은 환경적인 문제 등을 들어 지역민과 시민단체, 정치인들이 나서 이를 막아냈고 환경영향평가 부실 등을 들어 탐사를 불허했다. 이 업체 역시 지역주민들에게 발전기금과 일자리 등을 제공하겠다며 주민 설득에 나서기도 했고, 주민들간 찬ㆍ반으로 나뉘어 주민갈등을 겪기도 했다. 행정심판에서 패소하자 민사로 소송을 벌이면서 법정 싸움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진행중이다.
이번에 대전 동구에 탐사를 벌인 (유)스톤헨지 코리아 역시 이와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금산군 측에 우라늄·바나듐 시추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산군은 이미 지난 2009년 우라늄 사태를 겪은만큼 시추 허가를 불허했다. 그 다음해인 지난해 말 이 회사는 방향을 바꿔 대전시 동구청에 바나듐 탐사 신청서를 냈다. 동구는 탐사까지 막을 수 없다며 신청 허가를 내줬다.
동구청 관계자는 “솔직히 바나듐에 대한 인지가 부족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채굴을 위한 채굴권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만약 이 회사가 대전시에 채굴권 신청을 할 경우 법정 공방 등 과거 금산군의 절차를 반복해야 할 처지다.
이같은 일은 앞으로도 멀지 않은 시일내에 여러차례 반복될 상황이다.
본보가 조사한 결과 외자 기업들은 우라늄이 포함돼 있는 옥천 지질대의 상당수 우라늄 광업권을 외국 회사들이 소유하고 있어 우라늄 개발 논란은 반복될 수 있다. 우라늄의 위험성이나 환경적인 영향력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보 공유, 공동대처 위한 협의체 구성 필수=우라늄 광산 개발의 위험성이 잔존하고 있는 관련 지자체들의 협의체 구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대전시는 최근 협의체 구성을 위해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충청권 행정협의회'에 우라늄 광산개발 공동대처에 대한 건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충청권 행정협의회는 대전시와 충남도, 충북도, 세종시 등 공교롭게 옥천지질대에 포함된 자치단체 들이 공동 포함돼 있다.
전제조건은 전문가들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라늄 광산 문제는 환경 문제는 물론, 자원 문제, 소유권 문제 등 복합적인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광산개발에 따른 환경피해는 어느 정도 발생할 것인지, 지하수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 기본적인 연구와 대응방안 공유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옥천 지질대 인근의 환경에 대해 우라늄의 품질 위주의 조사만 이뤄졌을뿐 주민들의 건강문제, 대기오염도, 지하수 오염도 등 통합적인 조사조차 이뤄진 바 없다. 우라늄은 전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소가 늘어나면서 점점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광물이다.
따라서 광물로서의 가치와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더욱이 옥천 지질대에 위치해 있는 골재채취장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환경평가와 예의주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충남 금산군에서 대전 동구, 이제는 충북 옥천과 괴산까지 광맥을 타고 지자체마다 겪는 사태가 될 공산이 크다. 정치권에서도 우라늄을 활용한 자원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논의도 요구되고 있다.
충남발전연구원 정종관 연구실장은 “우라늄 광산 개발은 원자력, 방사능, 자원, 환경, 지역경제까지 포괄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만큼 단순한 협의보다는 전문적인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영·임병안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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