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는 “쌍둥이를 데리고 다니다 보니 이렇게 많은 장애가 있는지 몰랐다”며 “보육환경의 기준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쌍둥이 보육을 위한 환경이 열악해 곳곳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저출산 대책을 위해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쌍둥이 가정을 위한 보육환경이 열악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육환경의 기준을 수정할 때가 됐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 자료(2012년 12월말 기준)에 따르면, 대전지역 연간 출생 쌍생아는 2009년 189쌍에서 지난해 208쌍으로 증가했다. 해마다 200여 쌍의 쌍생아가 태어난다.
쌍둥이를 포함해 대전에서 1년 동안 태어난 아이는 모두 1만5279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출생아에 비해선 소수지만, 결혼 연령이 늦어져 노산률이 증가하면서 쌍둥이 출생률은 매년 증가추세다.
그러나 보육환경에서 쌍둥이는 여전히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본적인 생활은 물론이고, 정책적 지원 측면에서도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단적으로 말해, 쌍둥이를 같은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는 사례도 빈번하다.
어린이집 정원이 차면 아이를 따로따로 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원 외 선발을 금지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의 이 규정에 쌍둥이에 대한 배려는 없다.
쌍둥이 보육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주부 박모(34)씨는 “같은 곳에 합격하지 않으면 둘 다 보낼 수 없지 않느냐. 쌍둥이 가정은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돌보미'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대전시의 아이돌보미 서비스 방침에 따르면, 종일반 200시간(월) 기준으로 1명의 아이를 맡기면 110만원이지만, 쌍둥이는 160만원이다.
시간제의 경우도 시간당 1명은 5500원이지만, 2명 이상이면 추가비용 2500원이 늘어난다. 저출산 대책과 출산 장려에 가장 앞장선다고 할 수 있지만, 오히려 아이를 많이 낳은 부담을 전가하는 꼴이다.
쌍둥이 자녀를 둔 서모(38)씨는 “쌍둥이를 낳으면 오히려 보육비용 등에 대한 감면혜택을 주는 게 정책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힘든 것은 이해하지만, 보편적인 보육여건을 마련하기도 버겁다”며 “관련법 개정 외에는 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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