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원들은 이날 선거구 문제가 지역갈등으로 비화되는 사태를 피하며 전략적 접근 방안을 마련코자 했으나, 새누리당 측이 돌연 불참을 선언하면서 결국 각자 논리에만 매달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박병석 부의장 측은 지난 15일 충청권 여야 의원 10여명(새누리당 3명)이 국회 부의장실에서 만나 충청권 선거구 증설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19일에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소집돼 회동이 돌연 연기됐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의 불참은 표면적으로 의원총회 소집이지만, 다른 이유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당초 여야 국회의원들이 만나더라도 새누리당 측이 각 당 입장부터 정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통일된 전략 마련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됐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지역 현안에 국회 부의장이 직접 나서는 것은 호남 등 타 지역에서의 반발 등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 회동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돼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야 의원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선거구 증설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불발된 것을 바라보는 정가 주변의 시선이 고울수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구 증설 문제는 여야 모두 초당적인 협력으로 해결해 가야할 문제”라고 전제하며 “선거구 증설에 대한 여론의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각 당에서 유리한 여론 고지를 선점하려 하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정우택 최고위원이 홀로 헌법 소원을 청구한 것이나 새누리당 측이 여야 회동 에 불참한 것도 결국 여론을 선점하려는 주도권 싸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지역에서는 한시라도 여야 정치권이 초당적인 협력을 위해 통일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호남권이 충청권발 선거구 조정에 대해 강력 반발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선거구 증설을 실현하려면 어느 한 정당이나 정치인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여야는 통일된 전략을 시급히 마련하는 것은 물론, 다채로운 방안 마련을 위해 민ㆍ관ㆍ정 협의체 등 초당적인 협력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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