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 4번째로 시정연설을 통해 여야 대치를 풀 계기가 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민생·경제살리기 입법 과제에 대한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현재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정국경색이 심각한 상황에서 야당의원들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은 연설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는 대통령이 입장할 때 일어서지 않는 방안, 연설 도중 일절 박수를 치지 않는 방안, 상복을 뜻하는 검은색 정장에 검은 넥타이나 스카프, 리본을 착용하는 방안 등 각종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정부의 해산심판청구에 항의하며 국회 본관 2층 현관 앞에서 삭발한 채 단식농성 중인 통합진보당 의원들도 주목된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따라 여야 대치가 풀릴 수도 있지만 오히려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이 여야 대치의 핵심 원인인 특검 도입과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 주장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려 있다.
만약 박 대통령이 특검과 특위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거나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경우 민주당 등 야권의 대여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오는 20일 부터 시작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 대립이 최고조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또 감사원장 임명동의안과 새해 예산안 처리, 주요 법안 처리 등 남은 정기국회 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이다.
민주당은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내일 국회 시정연설이 정국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내일 시정연설에서 국민이 바라는 대로 특검으로 진상규명, 국회특위로 제도개혁을 이루자는 대통령의 책임 있는 말을 기대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더 이상 방치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의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청와대 앞에서 80여명 국회의원들의 이름으로 특검, 특위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며 “박 대통령이 국회와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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