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핵심 증인인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동극 청와대 인사지원팀장이 국감에 불참한 것을 두고 야당 의원들은 정당한 사유가 없다며 출석을 촉구한 반면, 여당은 정치적 공세라고 맞서 국감이 한때 20여분간 정회되기도 했다.
이날 문제가 된 홍 수석과 김 팀장은 '긴급상황 대비'와 '인사상황 관련 보좌'를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민정수석이 국정감사에 나온 적이 거의 없다는 '관례'를 내세우며 홍경식 민정수석의 불출석을 정당화시켰다.
김기춘 실장은 “민정수석은 비서실장 이하 전 수석비서관들이 국정감사를 위해 국회에 와 있어서 청와대에서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여러 중요한 긴급 사태에 대처, 대통령을 보좌할 필요가 있어 출석하지 못했다”며 “역대 정부에서도 민정수석이 국감기간에 청와대를 지키는 것을 양해해 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국감제도가 부활한 1988년 이후 오늘까지 25년간 민정수석이 국감에 나온 경우는 단 두 차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에 불과하고 나머지 경우엔 출석한 적 없다”며 “그러한 관행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출석을 못했으니 너그러이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도 “민정수석이 국감에 출석해야 할 정확한 사유가 있어야 되는데, 사유가 없고 불러놓고 상처내 의혹 부풀리려고 하는 정체공세의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이우현 의원과 신동우 의원도 “비서실장이 안 나왔다면 모르지만 나와있지 않나. 모든 것은 비서실장에게 물어보면 된다”며 “정치가 격을 맞추기 위해선 관례에 의해 움직인다. 관례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현 의원은 “민정수석 출석 문제는 최경환 운영위원장이 지난 운영위 회의에서 출석시키겠다고 약속한 사항”이라며 “긴급 사태에 대처해 대통령을 보좌한다며 불출석하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유고, 긴급을 요한다면 경호실장도 그러하다. 국감을 회피하는 것이자 모독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같은 당의 전해철 의원 “민정수석의 출석 문제는 2,3개월간 문제 제기 해온 부분이고, 국감에서 (채택)하기로 한 것이어서 미룰 수 없다”며 “(김동극)인사행정관도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 실질적으로 인사를 추천하고 선정하는 많은 역할 하고 있는 사람이다. 대체 무슨 급한 일이 있느냐”고 따졌다.
결국 증인 채택 문제로 여야는 거센 공방을 벌이다 운영위는 회의 시작 한 시간 만에 정회됐다.
여야 간사간 협의 후 정회 10분 만에 속개됐으나 끝내 연제욱 비서관은 증인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여야는 홍경식 민정수석에 대해선 최경환 운영위원장이 출석을 계속 종용토록 했으며, 김동극 행정관은 곧바로 출석할 것을 통보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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