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유성구의회 행자위원장 선출 취소”

사임서를 제출하지 않은 대전 유성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의 직위 박탈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미리)는 13일 유성구의회 A(38)씨가 유성구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자치위원회 상임위원장 선임의결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 의원은 2012년 7월 유성구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행자위원장으로 선출됐었다. 하지만, 구의회는 같은 해 10월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10명의 재적의원 중 8명이 참석한 가운데 A 의원의 위원장직을 박탈하고 새로운 행자위원장을 선출했다. 물론, A 의원은 사임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였다.

A 의원 측은 상임위원장의 임기보장이나 사임절차 등에 관한 규정에 반하는 의결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후보등록 절차 미준수와 의사일정 및 부의안건 미상정, 정당한 본회의 재개 사유 부존재 등을 추가로 주장하며 무효를 주장했다.

법원은 A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우선, 상임위원장의 불신임 또는 해임결의에 관한 지방자치법령이나 위원회조례 등에 아무런 규정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A 의원이 스스로 사임 의사를 표시하지 않아 구의회가 사임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점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그 직에서 강제로 물러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사실상의 불신임 또는 해임한 건 관련 법령이나 조례에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결의”라며 “위원회조례에 반하는 위법한 의결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