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안전행정부 및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9월12일 새누리당 당정협의회의 원칙적인 세종시 입지 결정 직후 정책위원회의 번복 발표가 진행된 바 있다. 이는 당정협의 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황 의원이 공표한 '공청회 후 연내 정부 이전 고시 확정' 흐름을 끊었다.
부산과 경기도 등 지역 반발 및 정치적 입장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공청회 개최 및 정부 고시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 역시 이를 감안, 2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흐름조차 만들지않고 있다. 당정협의 과정의 혼선이 우선 해결돼야 공청회 등 후속 조치에 나설 수있다는 입장이다.
황 의원 역시 세종시 이전이라는 안행부의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부산 및 과천지역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다.
새누리당 세종시 발전 특위위원장인 이완구 의원은 세종시 입지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시기적인 부분에서는 뚜렷한 언급이 없다. 초기 위원회 활동의 초점이 광특회계 세종 계정 마련에 맞춰진 상태다.
새정부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지역을 넘어 민관정에서는 내년 6·4 지방선거 이후 연기 우려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정부세종청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 및 여당이 조기에 세종시 입지를 확정할 경우, 부산과 경기 등 일부 지자체 및 의회, 국회의원 선거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새누리당 일각 및 민주당 내에서도 이 같은 전망에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은 5선의 김무성·정의화, 4선의 서병수 의원 등 모두 15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을 주축으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공약 이행에 막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천 등 경기도 지역 의원들 상당수도 미래부의 과천청사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정부 및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지방선거까지 텃밭 민심을 잃어가면서까지 무리한 결정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이 같은 표류는 세종시 정상 건설에 먹구름을 드리울 전망이다.
앞서 이주 또는 청약을 완료한 해수부·미래부 직원들의 생활 불안정과 2단계 이전을 한달여 앞두고 정부부처간 업무 효율성 저해를 가져오고 있다.
현재 1만5000여명이 부족한 인구유입 현주소를 감안할 때, 2030년 인구 50만명의 명품 도시건설 계획에도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해수부·미래부 직원들은 최근 이전 공무원의 교원 배우자 일방전입 대상에서도 제외된 모습이고, 해수부의 특별공급 혜택 적용을 둘러싼 정책 혼선도 지속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행복도시건설특별법상 이전 대상기관 고시 등 법과 순리, 업무영역,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는 새정부 철학 모두를 감안할 때, 세종시 이전은 당연하다”며 “결국 이전지 결정은 정부 고시 최종 권한을 쥔 박근혜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지방선거 예비 후보 등록까지 3개월 이상 남겨둔 만큼,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결단내릴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해찬 의원실 관계자는 “새정부가 여타 지역 이전을 고려했다면, 연초 정부조직개편안 당시 행특법상 이전 대상 개정에 나섰어야했다”며 “시기적인 문제가 남아있지만, 세종시 이전은 불변의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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