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는 13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이날 “공공부문 중에서도 학교는 가장 많은 비정규직을 사용하고 있지만 처우는 열악하다”며 “1년을 일하거나 10년을 일하거나 똑같은 기본급을 받고 있고 임금수준도 4인 가족 최저생계비에도 턱없이 모자란 월 100만원 가량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으면 15일 경고파업에 이어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께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다”고 밝혔다.
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는 호봉제 도입, 명절휴가비 및 상여금 지급, 부당해고 근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총파업 돌입 시기는 이달 29일 전후로 관측되고 있다. 이들이 파업하면 초ㆍ중ㆍ고 학교 급식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
대전 학교비정규직 5000여 명 가운데 1600명 가량이 학교 급식실에 근무하는 조리원이다.
중고등학교 영양사 90%가량인 120명과 초등학교 영양교사 10여 명도 비정규직 신분이다.
이들은 대부분 비정규직노조에 가입된 상태로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학교급식 대란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교육당국과 노조 간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낮아 급식대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1일 노조 측이 요구사항에 대해 제출한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는 양측의 견해차가 너무 커 노동당국이 중재에 나설 경우 노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을 때 내리는 조치다.
사실상 교육청과 비정규직노조에 문제 해결을 위임한 것이지만, 양측의 극적 타협 가능성은 현재로선 제로에 가깝다.
천성인 대전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 사무국장은 “교육청이 성실히 단체교섭에 응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보여야 이 문제가 해결될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대전교육청은 학교급식 대란 우려와 관련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게 하거나 학교 측이 도시락, 빵, 우유 지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최악의 경우 단축수업 실시 등 단계별 매뉴얼을 만들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비정규직노조 요구사항은 단체교섭안에 포함된 내용으로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사항이어서 (시교육청 입장에서)섣불리 결정할 일이 아니다”며 “학교 급식 문제에 대해서는 일선 학교 측에 단계별로 적절히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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