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후보군들의 타깃은 해당 교육청내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기관장급이다. 학교 단위에선 활동이 비교적 자유롭고 학부모들에게 영향력이 큰 학교장들이 주 접촉 대상이다. 이는 대전·세종·충남 교육감의 출마가 불가능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교육감 예비 후보들의 활동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내년 6월 교육감 선거 후 닥칠 '논공행상'이 공무원들을 움직이는 무기가 되는 만큼, 교육청 중간 간부급 이상은 '줄서기'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실제 A고 출신들이 자신들의 출신학교 후보를 교육감으로 만들자며 교육청 안팎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게 감지되고 있다. 이 학교는 외연 확장을 위해 B고와 자매학교 결연을 해 교육감을 공동으로 만들자는 제안까지 했다고 한다. B고 출신의 한 공무원은 해당 후보와 같은 동문이라는 이유로 '실세'가 돼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부 동료들은 인사 청탁을 하는 농담까지 건네는 상황이다.
이를 즐기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일부 학교장은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 단체 등에 후보자를 부르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만나자는 제의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교장들의 하소연이다. 특정 후보가 부르는 게 아닌 퇴직 교원·공무원을 앞세워 만남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애·경사 장소에서 교육감 후보들의 '대시'는 교원·공무원들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있는 상태에서 반가움을 표시하는 게 큰 부담이라 후보들을 피해 해당 장소를 빨리 뜨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교육청의 한 직원은 “보이지 않는 줄서기와 줄세우기가 음성적으로 벌어져 걱정스럽다”며 조직내 편가르기를 부추기는 특정 후보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교육감 출마를 준비중인 C씨는 “교육감 선거는 정당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교육계 핵심 자리에 있는 주요 인사들의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다”며 “D 후보는 상당수의 교육계 주요 인사를 만나는 등의 음성적 선거운동이 한창”이라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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