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이들은 딱지치기라고 하면 어떤 딱지를 말하는지 의아해한다. 딱지를 본적도 없기 때문에 코딱지나 상처에 난 피딱지 정도의 말에 익숙하고 게나 굴 껍데기를 딱지라고 부르는 것도 어휘력이 뛰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딱지치기를 하려면 우선 딱지를 접어야 한다. 요즈음은 종이접기 책에 딱지 접는 방법이 나와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종이접기의 원초적 모습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딱지를 접으려면 우선 종이가 있어야 했다. 직사각형 모습의 종이를 일단 길게 접어서 포개어 놓고 가운데 부분이 정사각형 모습이 되도록 하고 네 귀퉁이를 이등변삼각형이 되도록 접어서 접힌 곳 틈 사이에 차례대로 끼우면 딱지가 완성이 된다. 부드러운 종이 보다는 빳빳하고 탄력 있는 종이가 딱지놀이에서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좋은 종이를 구하면 딱지를 만들려고 소중하게 여겼다.
딱지를 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땅바닥에 놓여있는 상대방 딱지의 옆쪽으로 나의 딱지를 세게 내려쳐 센 바람을 일으켜 상대방의 딱지가 뒤집어지면 따게 되는 것이다. 이때 상대방 딱지 위에 떨어지거나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거리를 가늠해가며 온몸으로 딱지를 치기 때문에 집중력과 체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적당한 크기의 동그란 원을 그려놓고 그 안에 딱지를 놓고 딱지를 쳐서 바람을 일으키거나 부딪쳐서 동그란 원 밖으로 밀어내면 따게 된다. 얼마 뒤에 인쇄된 낱장의 딱지가 있었는데, 이 딱지에는 군인들이 계급별로 인쇄 되어 있어서 엎어 놓은 뒤에 펴봐서 높은 계급이 나오면 따곤하였다. 접은 딱지든 인쇄된 딱지든 종이 상자에 가득 모아두고 얼마만큼 모았다고 뿌듯해하던 한 장면을 추억해보자.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