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와 교육청에 이어 충남지방경찰청이 내포 신도시에 둥지를 틀었다. 68년 만에 대전 중구 선화동 시대를 마감하고 떠난 지 두 달여만이다. 두 달 동안의 어수선함으로 조용할 날이 없었던 충남경찰청사가 12일 드디어 공식적으로 문을 연다.
▲ 12일 개청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문을 여는 내포신도시 충남경찰청사 전경. |
아직 주변은 도청과 교육청, 아파트 한 단지와 약간의 상가만 있을 뿐이다. 공사가 한창인 넓은 대지가 대부분이다. 인구 15만의 활기찬 도시가 되려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내포 신도시로 들어서기 위해선 통상 대전~당진고속도로 예산 수덕사 나들목에서 진입한다. 신도시의 북쪽이다. 반면, 충남경찰청은 남쪽(홍성)에서 들어선다. 교육청과 도청 사이에 난 길, 저만치 끝에 참수리가 날개를 펼친 듯한 형세가 바로 충남경찰청사다.
참수리의 날개처럼 휘어진 진입로를 지나야 정문을 통과할 수 있다. 정문을 지나면 유턴을 해야 민원인 주차장에 진입할 수 있다. 진출 양방향이 일방통행식이다. 건물에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여성청소년계, 홍보실, 기자실, 민원실 순으로 오른쪽으로는 수사계, 광역수사대, 강력계 순으로 배치돼 있다.
민원실은 건물 왼쪽에 별도의 문도 있고 편하게 진입할 수 있지만, 수사 등 주요 부서는 문 옆에 지문인식기에 등록된 사람만 출입할 수 있다.
민원인이 민원실 외의 수사부서에 가려면 구부정한 진입로를 지나 정문 쪽의 참수리 조형물을 유턴해 주차해야 한다. 횡단보도를 지나 현관문을 들어서면 의경의 안내에 따라 방명록을 작성한다. 그러면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마저도 중앙의 차단시설만 통과할 수 있다.
지문인식기가 설치된 사무실엔 들어갈 수 없다. 민원인의 편의보다는 보안이 중요하다는 느낌뿐이다.
어떤 곳은 복도 중간에 투명한 문이 또 있다. 옆에 있는 인터폰으로 '이리 오너라'라고 외치라는 것이다. 지문인식기가 있는 곳은 의경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노크를 하면 직원이 나온다. 직원도 드나들 때 출입증이나 지문으로 똑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찰 역시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청장실과 차장실은 5층 좌ㆍ우측에 있고, 면담을 위해서는 부속실을 거쳐야 한다. 청장실은 생각보다 넓지 않다. 문을 열면 칸막이가 있고 왼쪽으로 돌아야 청장을 만날 수 있다. 업무용 책상 앞에는 일자형의 테이블이 아닌 원탁이 있고, 커다란 창문을 통해 오른쪽으로는 충남도청과 용봉산, 앞으로는 충남교육청이 보인다. 차장실은 이보다 조금 작고 칸막이가 없다. 창문도 남쪽만 있다. 나머지 각 부서 역시 필요한 만큼의 공간만 있다.
구내식당과 커피전문점은 꼭대기 7층에 있으며 전면 창으로 보이는 전망이 꽤 좋다. 빌딩 숲과는 또 다른 매력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다.
지하에는 경찰들의 체력단련실과 목욕탕 두 개, 사격장 등이 있다. 사격장은 긴 통로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다. 의경들이 생활하는 3개의 내무실과 종교실, 경찰전우회 등이 있는 건물은 청사 뒤편에 2층으로 지어졌고, 한쪽에는 테니스 코트가 있다.
대전 생활을 하다 68년 만에 충남의 품으로 돌아온 충남경찰청사는 쓸모없는 공간이 없을 정도로 깔끔한 편이다.
청장실에서 만난 백승엽 충남청장은 “68년 대전 선화동 시대를 마감하고 내포 신청사에서 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게 됐다”며 “주민을 섬기는 믿음직한 충남경찰의 역할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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