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은 부실대학 정리가 불가피하지만 단순 지표상으로 퇴출기준을 삼으면 대상에 포함되는 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면피용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11일 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 평가지표 개선안의 핵심은 정원감축으로 평가결과에 따라 재정지원제한 대학이 결정된다. 개선안은 교내 취업 3%까지만 인정, 재학생충원·취업률 비중 각각 5% 축소, 정원감축에 따른 가산점 부여, 등록금 절대수준 반영 확대, 유지취업률 반영 등이 주요골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영이 부실한 대학이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할 경우 지표상만으로 충족할 수 있어 건실한 대학이 자칫 하위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부실대학 폐교시 적절히 보상을 해주거나 학생 충원율, 취업률, 교수확보율 등 지표상으로 하위권에 해당하는 대학에 대해 자율 정원감축이나 퇴출을 유도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반면 이 방안은 현재 법적인 근거가 없는데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적절치 않다는 주장과 함께 정원감축에 가산점을 주게 되면 다른 지표를 향상시키려 하기보다 입학정원을 줄이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정부의 절대평가 방식이 수도권 대학에 절대적으로 유리해 수도권과 지방에 소재한 대학을 분리해 평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학생 모집이 수월한 수도권 대학에 비해 치열한 모집경쟁을 치러야 하는 지방대를 따로 분리해 평가하지 않으면 하위권에는 지역에 소재한 대학들이 대다수 포함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천안 A대학 관계자는 “지역 대학가에서 부실대학 퇴출에 대한 여러 가지 안들을 내놓고 있다”며 “무리한 강제퇴출보다는 공정성 있는 잣대로 자연스럽게 퇴출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B대학 관계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지만 정부가 대학경영에서 손을 떼려는 설립자에게 보상을 해주면 정리가 될 것”이라며 “현재 법적인 근거가 없어 교육부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정책연구팀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대학의 구조조정 방안을 기존 3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세분화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등급제가 채택될 경우 최상위 등급은 정원 조정을 자율에 맡기고, 우수 등급에는 정원을 약간, 보통 등급에는 정원을 더 많이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4, 5등급에 해당하는 '미흡'과 '아주 미흡' 수준의 대학은 정원을 대폭 줄이거나 퇴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윤원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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