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사업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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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사업 부작용

바우처 사용, 치료센터로 한정, 애매한 규정 불법의료 부추겨 '발달센터' '연구소' 우후죽순… 병원은 치료사 구하기 어려워

  • 승인 2013-11-10 15:38
  • 신문게재 2013-11-11 5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정부가 장애아동의 재활을 돕겠다는 취지로 만든 '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사업이 부작용을 낳고 있다. 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 사업은 만 18세 장애아동(뇌병변, 지적, 자폐성, 청각, 언어, 시각장애아동)에게 소득수준에 따라 월 16만원~22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치료비 지원이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애매한 치료규정으로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병원이 아닌 치료센터로 한정되면서 '불법의료행위'를 할 수 밖에 없고, 치료센터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장애아동이 재활치료로 받는 항목은 물리·언어·작업·심리행동·청각치료 등이다. 이들 치료 항목 가운데 장애아동이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치료는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하지만 바우처 지원으로 치료센터에서는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를 받을 수 없다. 의료법상 의료행위이기 때문이다.

바우처 사업 자체가 재활병원 치료를 제외시키고 있기때문에 치료센터들은 어쩔 수 없이 '불법의료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이들 치료센터를 운영하는 운영자 상당수가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들이기 때문에 치료 재공 범위는 기존 병원과 비슷한 상황이다. 치료소라는 이름도 쓸 수 없어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발달센터'나 '연구소' 등의 이름을 내걸고 운영하고 있다. 관련자들은 재활시설에서 물리치료나 작업치료를 제공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재활의학과 의사들의 입장은 분명하다. 의사의 지시없는 물리치료는 엄연히 의료행위이고 불법이라는 것이다. 바우처 사업에서 병원이 제외되다 보니 지역의 발달센터 등도 급격히 늘었다.

병원내에서 물리치료 등을 담당하던 치료사들이 발달센터를 속속 오픈하면서 재활병원들은 치료사 구하기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유성구의 경우 지난해 유성구 관내에서 장애아동 재활서비스 제공 기관이 2개 컨소시엄에서 올해는 15개 기관으로 급증했다. 서구 역시 5곳에서 19개 기관으로 증가했다. 이들 치료센터들은 해당 구역 내에 주소를 두고 있고, 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쳐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선정되며, 장애아동이 선정된 기관에 가면 월 22만원까지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구청 관계자는 “발달센터에서 물리치료 등을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지원 사업이다보니 지역에서는 따를 수 밖에 없지만, 실질적으로 현장과 괴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고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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