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어디선가 구세주가 나타났다. 경찰이었다. 마침 순찰 도중 이군을 발견한 둔산지구대 문선재 경사가 이군과 그의 부모를 수험장인 충남기계공고까지 태워줘 무사히 입실할 수 있었다.
수능시험이 치러진 이날 지역에서는 수험생 긴급수송과 분실 수험표 찾기 등 곳곳에서 진땀을 빼는 장면이 목격됐다.
대전경찰청은 입실 시간이 임박해 택시를 잡지 못한 김모(19)군을 갈마동 경성큰마을 네거리에서 충남고까지 긴급 수송하는 등 모두 27명의 수험생을 순찰차량 등으로 태워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했다. 또 11개 주요 통학구역에서는 수험생이 먼저 택시에 탑승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수험생 탑승차량이 우선적으로 통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입실시간 내 도착하도록 했다.
수험표를 두고 온 수험생 3명의 집을 직접 방문해 수험표를 찾아 갖다주거나 시험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 2명을 배정된 수험장으로 수송하기도 했다.
이날 대전경찰은 교통경찰 180명과 지역경찰 50명, 모범운전자 111명 등을 34개 수험장에 배치해 긴급 상황에 대처했다.
이외에도 대전 유성구의 한 학교에서는 시험을 치르던 여학생이 1교시가 끝날 때 갑자기 쓰려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있었다. 교육청은 해당 여학생을 위해 감독관을 병원에 파견해 오후부터 병원에서 남은 시험을 마저 치르게 했다.
또 충남 예산의 한 시험장에서는 방송기기 문제로 3교시 영어시험이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예산 예화여고 시험장에서 3교시 영어시험이 시작되기 직전 예고 안내방송이 나가던 중 울림현상이 발생했다.
해당학교 시험관은 이대로 시험이 진행될 경우 수험생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판단, 즉시 방송을 정지시키고 3교시 영어시험을 10분 늦게 실시했다. 이 시험장에선 수험생들이 기다렸던 시간 10분과 예고방송 3분 등 모두 13분을 지연시켜 3교시 영어시험을 끝냈고, 이어 치러진 4교시와 5교시도 13분 늦춰서 시험을 실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예산의 한 시험장에서 3교시 영어시험 예고 방송이 나가던 중 음질에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수험생들이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곳곳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하루 종일 비상이었다. 힘든 하루였지만, 다행히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학생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러 다행”이라고 말했다.
임병안·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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