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2시 대전지법 형사법정 231호.
형사5단독(판사 최형철) 심리로 열린 법정이다. 재판 5분전부터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방청석이 꽉 찼다. 재판 전이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지만, 법관이 들어서자 이내 침묵이 흘렀다.
곧바로 재판이 시작됐다.
최형철 판사가 사건번호와 피고인 이름을 불렀다. 4명의 건장한 남자와 30대 여성 1명이 피고인석에 앉았다. 5명의 피고 중 남자 3명은 구속기소돼 죄수복을 입은 상태였다. 혐의는 사행행위등규제및처벌특례법 위반이다. 쉽게 말해 불법게임장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이한 건 게임장 업주 중 1명은 현직 공무원이다. 구속된 게임장 실업주들은 일명 '바지사장'만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을 내세워 검·경을 피해 다니며 영업을 계속해오다가 '딱' 걸린 것이다.
현직 공무원 측 변호인은 ”25년간 공무원을 하면서 성실히 살아왔다”고 했고, 또 다른 변호사는 “처자식이 생기면서 생활이 어려웠다”고 하소연했다.
두 번째 피고인도 불법게임장 업주였다.
50대 업주는 종업원인 30대 남성과 함께 법정에 들어섰다. 업주는 단속에 걸린 지 6일만에 다시 불법게임장을 열었다가 기소됐다. 업주는 부인과 이혼하고, 뜻하지 않은 딸의 사망으로 받은 보험금 5000만원을 초기자본금으로 불법게임장을 열었다. 선고는 이달 21일이다.
종업원 측 변호인은 “전신주에 있는 광고를 보고 합법적인 게임장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루 만에 절도도 하고 뺑소니도 한 피고인이 있었다.
이 남성은 다른 사람의 트럭을 빌려 무면허로 운전하며 절도한 후 차를 되돌려주러 가다가 사고를 낸 후, 차량을 놔두고 도주했다. 하필 누범 기간에 또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은 징역 2년 6월이라는 무거운 구형을 요청했다.
마약사범도 법정에 섰다. 그런데 알고 보니 마약만 한 게 아니었다. 3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요금이 131만이 나오게 하는 등 모두 23차례에 걸쳐 2200여만원 상당의 요금 피해를 준 사기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사는 징역 2년과 추징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최후진술에서, 이 남성은 울먹이며 “자신이 피해를 준 사람들과 주변 사람, 가족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최 판사는 “양형에 참작할 목적으로 변제나 합의자료가 있으면 선고기일 전까지 제출하라”고 말했다.
장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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