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게임장 연 공무원 '법의 심판'

  • 사회/교육
  • 법원/검찰

불법게임장 연 공무원 '법의 심판'

딸 사망보험금으로 게임장 차린 50대… '불법 몰랐다' 선처 호소하는 종업원도

  • 승인 2013-11-07 17:51
  • 신문게재 2013-11-08 5면
  • 장동명 기자장동명 기자
●[현장] 대전지법 형사법정 231호를 가다

7일 오후 2시 대전지법 형사법정 231호.

형사5단독(판사 최형철) 심리로 열린 법정이다. 재판 5분전부터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방청석이 꽉 찼다. 재판 전이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지만, 법관이 들어서자 이내 침묵이 흘렀다.

곧바로 재판이 시작됐다.

최형철 판사가 사건번호와 피고인 이름을 불렀다. 4명의 건장한 남자와 30대 여성 1명이 피고인석에 앉았다. 5명의 피고 중 남자 3명은 구속기소돼 죄수복을 입은 상태였다. 혐의는 사행행위등규제및처벌특례법 위반이다. 쉽게 말해 불법게임장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이한 건 게임장 업주 중 1명은 현직 공무원이다. 구속된 게임장 실업주들은 일명 '바지사장'만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을 내세워 검·경을 피해 다니며 영업을 계속해오다가 '딱' 걸린 것이다.

현직 공무원 측 변호인은 ”25년간 공무원을 하면서 성실히 살아왔다”고 했고, 또 다른 변호사는 “처자식이 생기면서 생활이 어려웠다”고 하소연했다.

두 번째 피고인도 불법게임장 업주였다.

50대 업주는 종업원인 30대 남성과 함께 법정에 들어섰다. 업주는 단속에 걸린 지 6일만에 다시 불법게임장을 열었다가 기소됐다. 업주는 부인과 이혼하고, 뜻하지 않은 딸의 사망으로 받은 보험금 5000만원을 초기자본금으로 불법게임장을 열었다. 선고는 이달 21일이다.

종업원 측 변호인은 “전신주에 있는 광고를 보고 합법적인 게임장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루 만에 절도도 하고 뺑소니도 한 피고인이 있었다.

이 남성은 다른 사람의 트럭을 빌려 무면허로 운전하며 절도한 후 차를 되돌려주러 가다가 사고를 낸 후, 차량을 놔두고 도주했다. 하필 누범 기간에 또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은 징역 2년 6월이라는 무거운 구형을 요청했다.

마약사범도 법정에 섰다. 그런데 알고 보니 마약만 한 게 아니었다. 3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요금이 131만이 나오게 하는 등 모두 23차례에 걸쳐 2200여만원 상당의 요금 피해를 준 사기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사는 징역 2년과 추징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최후진술에서, 이 남성은 울먹이며 “자신이 피해를 준 사람들과 주변 사람, 가족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최 판사는 “양형에 참작할 목적으로 변제나 합의자료가 있으면 선고기일 전까지 제출하라”고 말했다.

장동명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