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대전에는 몇몇 소규모 직거래 장터를 빼고 나면 이렇다 할 상설매장이 없다. 대전시민 87%가 로컬푸드 전문 유통점이 생기면 이용하겠다(대전녹색소비자연대 조사)고 반응한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복잡한 유통 단계를 축소해 중소농의 실질 소득을 높이고 소비자는 당일 출하한 먹거리를 이용하는 강점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즉 농민은 안정된 판매가 가능하고 소비자는 싱싱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이용하면서 사회적·환경적인 지속 가능성까지 챙길 수 있는데 여기에 너무 무관심했다. 기존 대형마트에 입점하더라도 상생협력 모델로서 활용이 가능하다. 로컬푸드의 장점은 소비자 생활권에 가까운 전문 판매점에 있다.
지역 백화점에서 열린 일회성 특별전이나 찾아가는 직거래장터의 효과는 아무래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상설매장을 확보해야 ‘얼굴 있는 제철 농산물’이 도농 간 소통의 매개로 구실할 것이다. 국내 농축산물 유통 물량 중 직거래를 통한 물량은 4%에 불과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 도시별 직거래장터가 활성화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리도 이를 대폭 늘릴 때가 됐다.
전문 유통점 개설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로컬푸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먹거리가 대량 생산, 대량 운송, 장기 보관 체계로 바뀐데 따른 장거리 유통을 줄여 탄소배출 저감에도 유용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녹색 식생활 운동을 유도할 수도 있다. 접할 기회가 없어 구입하지 않았다(36%)는 시민을 생각해서도 지자체 차원의 관심이 절실하다.
로컬푸드 시책에는 물론 드러난 개선점도 없지 않다. 복잡한 6~7단계 유통구조를 고치는 대신, 제한된 품목과 한정된 공급량이 문제였다. 수요자 중심의 공급과 농산물 품질 강화가 절실하다. 대전 같은 경우라면 전문 판매점을 설치하고 이미 있는 지역은 제2, 제3의 직매장으로 확대했으면 한다. 로컬푸드는 충남도 3농 혁신의 지역순환농업 실현과도 상당한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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