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외곽을 오가는 시내버스의 노선운영권을 해당 지자체에 넘기고 대신 버스를 회수해 혼잡 노선에 추가투입하는 '짜내기'가 동원되고 있다.
도시철도2호선 개통 때를 우려해 증차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으로 종료 시점을 정하는 방식으로 증차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하철을 제외하고 대전에서 운행되는 대중교통은 95개 노선에 914대가 운영되는 시내버스가 전부다. 대전발전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의 시내버스는 1990년 968대가 있었고 예비차를 제외하고 평일 906대가 운행됐다. 그 사이 도시철도 1호선이 만들어지는 변화는 있었고, 연료가 디젤에서 CNG로 바뀐 것 외에는 버스 증차는 없었던 셈이다.
95개 노선의 시내버스의 배차 간격은 평균 15분으로 서울과 부산, 대구가 10분 남짓을 유지한다는 점과 비교하면, 버스를 기다리는 데 대전시민이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더욱이, 1일 평균 8000명 이상이 이용하는 25개 주요노선의 배차간격도 11분대를 기록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앞차와 간격이 조금만 벌어져도 뒤이어 가는 버스는 콩나물시루 같은 만원버스가 되고 일부 정류장에서는 승객을 세워놓고도 더 태우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시도 시내버스의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고 노선 운영권 조정을 통해 버스증차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종시를 오가던 대전 시내버스의 운행권을 세종시에 넘기고 그동안 이 노선에 투입되던 버스 9대를 회수했다.
회수된 버스 9대는 혼잡노선에 투입돼 배차간격을 좁히는 데 활용됐다.
또 내년 1월에는 대전역과 계룡시를 오가는 202번에 대한 운영권 조정돼 계룡시로 이관된다.
이 노선에서 운행되던 시내버스 8대를 회수하고 마을형 버스 5대도 회수해 대전시내 다른 노선에 재배치할 예정이다.
이같은 운행권 이관은 버스 운송수입이 해당 지자체에 넘어가는 수익감소가 발생하지만, 해당 노선의 시내버스를 시가 다른 노선에 돌릴 수 있다. 운송수익의 감소보다 차량이 부족한 노선에 버스 수혈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면, 25개 주요 노선의 배차간격을 10분 이내로 당기려면 버스가 더 필요하고 도안과 학하 그리고 가오지구에 대한 배차 수요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긴급처방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도시철도 2호선과 충청권 광역철도망 조성을 대비해 버스증차를 하지 않고 있어, 개통 시기를 예상하기 어려운 현안에 막혀 대중교통 서비스만 낙후된다는 지적도 있다.
시 관계자는 “대당 2억원이 소요되는 준공영제에서 시내버스를 증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주변 노선을 정리해 혼잡노선에 투입하는 조정 과정”이라며 “도시철도 개통 시기에 대한 검토를 통해 시내버스 운행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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