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흠집내기 수준” 지자체 국감 폐지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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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 흠집내기 수준” 지자체 국감 폐지 여론

●충남도 국감 '부실·맹탕' 비판 의원들 도정질의 '수박 겉핥기'식… 예산·행정력 낭비 심각

  • 승인 2013-10-31 17:57
  • 신문게재 2013-11-01 2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올해 충남도 국정감사가 '부실·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국감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는 한 달 동안의 국감준비로 인해 지자체 본연의 대민 행정서비스에 차질을 빚는 등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어서다. 더구나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의회에서 행정사무감사를 받고 있어 지방자치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충남도 국정감사는 3시간 남짓 진행됐다.

이날 의원들은 질문·답변 7분, 추가질문 5분 등 한 명당 발언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했다.

질의시간이 짧다보니 심도있는 질의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도정 관련 질의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상당수 의원들은 관심도가 떨어지는 도정질문보다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단체장 흠집내기·트집잡기'에 몰두했다.

이런 현상은 앞서 열린 인천·충북·경북·전남 등 타 광역지자체에서도 반복, 지자체 국감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광역지자체 공무원 노조를 중심으로 지방자치 사무에 대한 국감폐지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전국 시·도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지방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는 국가위임사무와 국비지원사업으로 제한하고 있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어긋난다”며 “허울과 명분뿐인 지자체에 대한 국정감사를 폐지하고 국회 개혁과 정치개혁에 힘쓰는 것이 국회의원의 소명”이라며 지자체 국감 폐지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국감이 효과보다 부작용이 큰 만큼 국감범위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정책 국감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감을 받았던 충남도는 새로 제기될 이슈가 없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감사 취소를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는 이번 국감에서 1200건에 달하는 국감 요구자료 준비를 위해 한 달 전부터 전체 부서가 매달렸고, 국감 요구자료 책자 발행을 위해 1000만원의 예산을 썼다. 또 매년 10월에는 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해 주요업무 성과 정리, 내년 사업기획 및 예산편성까지 겹치면서 공무원들이 고유업무 추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황인성 충남도청 공무원노조위원장은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해 안전행정부와 감사원에서 주기적으로 감사를 받고 있는데, 국정감사까지 받아 예산·행정력 낭비가 심각하다”며 “일부 직원은 날새면서 자료를 준비하는데 국감진행이 너무 형식적이다. 국감이 지자체 간섭 위주로 가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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