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10월부터 복지예산 점검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점검에 돌입했다. 연간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복지 예산이 혹시 잘못사용되고 있거나 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한다는 차원이다.
시는 연말까지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비롯한 기초 노령연금, 의료급여 지원, 보육예산 지원 등 전반적인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복지예산의 누수점검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복투자를 비롯한 실질적인 사례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전산화된 시스템으로 복지예산 점검을 통해 서류상 큰 문제를 짚어낼 수 없고, 실질적인 예산낭비는 같은 대상의 중복투자는 물론 무분별한 사업진행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점검으로는 누수 찾아내기 한계=대전시가 이번에 실시하는 합동점검은 대전시와 구청이 공동으로 분야별 교차 점검을 하게 된다. 부정 수급자 여부와 각 복지관들의 인건비와 수당 부정집행 실태, 보육·아동 방면이라면 서류상 다른 부정수급 현황 등을 점검하게 된다.
이들 점검은 대부분 서류상으로 이뤄지게 된다. 일일이 현장에서 사례별로 진단할 수 없고 찾아내기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정부차원에서도 복지부와 안전행정부, 감사원 등 예산 누수방지를 위한 점검이 잇따르고 있지만, 서류상 점검은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기초생활 수급자와 의료급여 환자, 자활 사업 등을 위해서 대전시에서만 연간 3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고, 의료급여 환자의 경우 매년 복지예산이 큰폭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시는 현재 사례관리사를 통해 의료급여 환자의 의료비 현황을 파악하고 사례관리를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법적조치 권한이 없고, 병원에 대한 감시권 자체가 없다보니 제대로된 점검을 할 수 없는 구조다.
기초생활 수급자 점검에 있어서도 재산 은닉 등 서류상으로 완벽한 조건을 갖출 경우 실질적으로 수급자 선정에서 제외할 수 없는 구조다. 최근 전산화로 수급자들의 은닉재산 등이 통합되면서 대상자가 아닌 경우가 걸러지고 있지만 해외은닉 등은 아직까지 찾아낼 수 없는 상황이다.
▲중복투자 등 무분별한 사업 진행 시스템 점검해야=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사업의 경우 각종 정부부처에서 54개의 사업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문화 제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여성가족부는 물론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까지 문화 교육, 연구 등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은 다문화가족 자녀의 발달지원과 한국어 능력향상, 학교생활 적응 지원, 진학지도 등의 각종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가족차원의 돌봄서비스, 이주여성 보호를 위한 사업, 일자리 지원, 직업교육도 지원한다. 다양하고 전반적인 지원과 사업이 이뤄지면 완벽한 복지 서비스가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중복여부다. 다문화 가족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부기관은 물론 민간단체, 사회단체, 종교단체까지 나서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 사업들이 체계적인 지원이 되기 위해서는 통합·효율적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방과후 교실도 학교에서 시행하는 것과 지역아동센터까지 한 학생이 양쪽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복지부분의 예산을 줄이기 위한 점검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시스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웃에 대한 관심부족 등의 이유로 사례관리 자체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형편인 만큼 시스템 개선과 중복투자는 없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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