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들도 위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 10년간 수도권 대학 정원이 8.3% 감소하는 동안 전국 광역시와 도 소재 대학은 각각 16.4%, 22.9% 감소했다. 대전은 4212명(-13.3%), 충남은 4501명(-9.5%)에 이른다. 새 구조개혁 방식은 지방대에 더 현저하게 불리하다. 대학 경쟁력 제고로 수도권 대학과 상생 가능한 방안과도 거리가 멀다.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로 현 정부 말기쯤 시작될지 모를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우리 대학 전체의 과제다. 이러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취업률 등 현행 지표를 적용하면 직격탄을 맞는 쪽은 주로 지방대가 될 것이다. 지방대 입장에서는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간 대학 정원은 10만명 이상 줄었다. 단적으로 정원 증감률로 따졌을 때 서울지역은 전국 평균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만약 10년 후 40만명선으로 대학 정원을 줄인다 했을 때 지방대에 미칠 엄청난 파장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수도권 소재 대학들이 지방 학생들을 대거 흡수하는 현 상황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
또한 지난 3년간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비수도권 대학이 79.3%인 90곳이 됐다는 사실이 이를 미리 짐작하게 한다. 지방대가 정원 미달 사태를 겪는 동안 수도권 대학은 몸집을 부풀린 셈이다. 또 다시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 등 지방대에 불리한 구조개혁안을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수도권 대학은 구조조정의 무풍지대로 남을 것이다. 수도권 집중화를 지방대 구조조정으로 해결하는 악순환까지 예견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구조개혁 또는 재구조화 과정에서는 지방대의 상황과 특수성을 인정함은 물론 지역균형발전까지 고려해야 한다. 수도권 대학에 유리한 평가지표는 본의 아니게 ‘지방대 죽이기’로 흐를 위험마저 있다. 지방대에 불이익이 없도록 수도권 대학과 이원화된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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