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주인공은 학교법인 창성학원과 대덕대 전 총장 A(67)씨다. 원고는 대덕대와 대전중앙고, 대전여상을 운영하는 창성학원이다. 소송 내용은 손해배상이다. 대전ㆍ충청권 변호사업계의 양대 축인 법무법인 '내일'(원고)과 '새날로'(피고)가 맞붙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던 사안이다.
창성학원은 2011년 8월 총장이던 A씨를 직위해제 후 해임했다. 당시 이사장은 설립자의 동생이고 A씨는 설립자의 또다른 동생의 조카로 둘은 친척관계다. A씨는 불복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후 교원소청심사를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지만, 소청심사위는 해임처분 취소를 결정했다. 이에 A씨가 창성학원을 상대로 진행 중이던 직위해제 및 해임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두 결과를 근거로, 2012년 4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내용은 법인 측은 A씨를 해임이 아닌 임기만료로 수정하고, A씨에게 급여 등으로 1억4800만원을 지급하는 반면, 대신 A씨는 법인과 대학 내 사안에 대해 분쟁을 야기하지 않기로 했다. 서로에 대한 민ㆍ형사상 분쟁을 모두 청산한다는 게 조정 내용으로, 양측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잠잠한 듯했지만, 창성학원 측은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가 조정 내용을 어겼다며 임금 등으로 지급한 1억48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이다. A씨가 총장 재직 당시 교직원을 고소한 사건을 취하하지 않은 점, A씨가 교직원에게 분쟁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A씨 측 인사로 추정된 윤모씨가 고발한 사건이 무혐의 받았음에도 항고한 점 등을 조정 내용 파기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법원은 모두 강제조정결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형사고소 사건은 강제조정결정 이전인데다, 고발자가 A씨 측 인사라는 증거가 없고, 사건 당사자가 원고와 피고가 아니라 제3자인 점, A씨가 전송한 '소수의 불의의 집단'이라는 문자가 분쟁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단정하기 곤란하다는 이유에서다.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피고에게 일침을 가했다. 재판부는 “대학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되면서 파생된 여러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강제조정을 했다”며 “A씨는 고소ㆍ고발 남발 등 법인과 학내 문제에 대한 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동연 재판장은 “강제조정사항에 합의했음에도 A씨가 분쟁을 야기한 개연성이 있는 등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며 “분쟁 책임을 직접적으로 물을 수 없겠지만, 향후 계속 문제를 발생시키면 A씨에게 강한 처벌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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