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지역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900만원이 넘는 분양가로 청약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커 지역민들의 원성이 끊이질 않을 전망이다.
유성구청은 15일 오후 2시 도안신도시 19블록에 들어서는 양우건설의 양우내안애 아파트 분양가에 대한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심의위원회에서는 당초 양우건설이 제시했던 3.3㎡당 978만원이었던 분양가가 3.3㎡당 926만원으로 삭감됐다. 이번 삭감으로 분양가가 3.3㎡당 52만원가량 줄어든 셈이다.
이번 삭감에서 분양가심의위원회는 당초 양우건설이 분양가에 포함했던 11억5000만원에 달하는 학교용지부담금을 배제했다. 또 토지비에 대한 이자 부담 역시 분양을 받은 수요자가 내는 것이 아닌, 사업주체인 양우건설이 부담하는 방향으로 정해져 그만큼 분양가가 삭감됐다.
이밖에도 건축비에 대한 가산비 역시 삭감대상이 됐다. 일부 홈네트워크설비 및 정보통신, 쓰레기 이송설비 등에 대한 건축비가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는 일단 청약수요자인 지역민이 부담을 끌어안지 않도록 최대한 분양가를 삭감했지만 이 역시도 시장에서는 상당한 부담감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그동안 분양을 마감한 도안신도시 아파트의 경우를 보더라도 2블록 호반베르디움 3.3㎡당 897만원, 7블록 금성백조 예미지 887만1000원, 15블록 현대 아이파크 873만5000원, 17-1블록 계룡 리슈빌 843만원, 18블록 우미린 879만원, 17-2블록 호반베르디움 842만원, 5블록 트리플 시티 866만원 등으로 3.3㎡당 900만원대를 넘기지 않았다.
하지만 양우 내안애의 경우, 분양가심의를 거쳤지만 그 상한액이 900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수요자들의 눈길은 도안신도시보다는 비슷한 시기에 분양되는 다른 아파트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초기 분양가가 높다보니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도 저하되고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업계의 시각이다.
한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삭감 과정을 통해 양우건설이 지역민에 맞는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아닌, 장사를 하기 위해 분양자들에게 비용을 전가시키려했던 게 드러난 것 아니냐”며 “단순히 소형평형대만 믿고 분양가를 높게 제시하는 건설사의 허세가 그대로 아파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일단 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 상한가를 900만원대 초반으로 설정한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양우건설에서도 적정 분양가를 해당 범위 내에서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는 상한액을 정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지역 실정에 맞춰 양우건설에서도 900만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청약부담감을 낮춰줘야 할 것”이라며 “초기분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분양가 추가 삭감 조치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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