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백제의 화려한 부활을 주도한 왕도 공주시는 1602년 이후 330년간 충청지역 행정의 중심지로서 수많은 역사유적과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지만,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 등 몇몇을 제외하면 사실상 고도(古都)로서의 면모를 찾아보기 어려워 구도심에 대한 역사성에 걸맞은 재생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금강을 가르고 지속적으로 팽창하는 강북지역 신도시와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강남 구도심으로 양분되면서 점차 공동화 되어가는 강남권의 재생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농촌인구의 급속한 감소와 노령화는 지역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어 더욱 중요하다.
공주시는 지난해 7월 출범한 세종시와 4대강 금강살리기 사업, 호남고속철도 공주역 건설, 사곡면 계실지구 복합연수단지 입주 등 대규모 국책사업의 중심에 놓이면서 격동의 시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추모공원(나래원), 고마(복합문화센터), 숙박촌(한옥마을) 등 지역 내 갈등요인으로 작용했던 핵심 복지문화 관광시설이 준공되거나 정상운영 궤도에 접어들면서 해결국면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서 공주시는 지역의 중ㆍ장기적 미래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古都육성', '구도심재생', '주말도시' 등 크게 세 가지로 잡고 밑그림을 그리는 등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금강과 계룡산 등 천혜의 자연자원, 도처에 산재해 있는 역사문화자원, 5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는 관광도시라는 화려한 수식어 이면에는 풀어나가기에 녹록지 않은 현안이 숨어 있다.
우선 고도보존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고도보존사업은 공주시 고도의 골격을 형성하는 203만㎡ 대상으로 2021년까지 사업비 3229억원을 투입, 고도로서의 역사와 문화적 환경을 계획적으로 보존ㆍ정비ㆍ복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연계사업인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 또한 백제역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고도로서의 도시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2030년까지 4923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업비 확보가 관건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될 두 사업에 현재까지 투입된 비용은 고작 234억원에 불과하다. 공주시는 주무관청인 문화재청 뿐만 아니라 타 부처 사업과 연계, 사업비를 최대한 확보하는 동시에 정치권을 활용하는 등 사업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지만, 국가차원의 강력한 지원의지가 없는 한 원활한 사업추진은 요원한 상황이다.
계획에 포함된 주요사업으로는 충청감영 이전 복원 400억원, 공주목 복원 120억원, 백제민속촌 조성 405억원, 수촌리 고분군 유적공원조성 300억원, 한옥형 중밀 주거단지 112억원 등이다.
구도심을 활력 넘치는 삶의 공간으로 재창조할 목적으로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은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주민을 대상으로 도시재생대학을 운영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이에 발맞춰 시는 지난 3월 공주시 도시재생 마스터플랜 기본계획안을 수립하고 충남발전연구원과 사업을 구체화하는 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제2금강교 건설 900억원, 연문광장 주변 기념품 가로공원 조성 100억원 등을 중장기적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지만, 제2금강교 건설비 국비 지원은 공주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300억여원이 투자되는 금학동 생태문화힐링지구 조성사업과 중동성당~충남역사박물관 연결 브릿지 40억원, 연문광장 랜드마크예술작품 설치 40억원을 비롯한 하숙촌 복원정비, 테마길 조성, 골목길 만들기, 주거환경개선 등의 단기적 사업은 어떻게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찬란한 역사와 문화, 천혜의 자연자원을 간직한 공주시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용틀임이 정책적으로 성공, 중부권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공주=박종구기자 pjk0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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