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고객에 할인쿠폰 제공한 의사 무죄 왜?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찰이 한 여의사를 기소했다.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사연이다. 천안 모 백화점에서 피부과에서 경영마케팅을 담당하는 A직원은 백화점 직원인 B씨와 백화점 고객들에게 발송하는 쿠폰과 관련, 피부과가 참여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A씨는 이 사실을 의사 김모(39)씨에게 얘기했고, 김씨는 의료법에 문제가 되지 않으면 일을 진행하라고 했다. B씨는 쿠폰시안을 제작해 A씨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A씨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은 후 '특별COUPON' 문구를 '특별 혜택'이나 '사은행사'로 변경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하지만, 백화점 측은 기존 상용문구인 '할인권'으로 변경해 제작한 후 백화점 고객 6000여명에게 다른 입점업체들의 쿠폰과 함께 발송했다.

검찰은 의료법 위반으로 봤다.

검찰은 할인쿠폰에 '듀얼레이저토닝과 코필러, 동안주사' 등 피부 시술을 대폭 할인해준다는 내용을 근거로,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한 행위로 판단해 기소했다.

하지만, 원심은 검사의 공소를 기각하고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사는 “할인쿠폰은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 업주들이 홍보를 위해 백화점 카드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보내는 책자에 실린 홍보문구 또는 단순 할인쿠폰에 불과하다”며 환자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았다.

검찰은 항소했다. 그러나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권희)은 항소를 기각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변호사 자문을 통해 쿠폰 발생에 협조했지만, 백화점 측이 기존 문구를 사용해 할인권을 제작, 배포한 점 등을 보면 금품제공으로 환자를 유인해 의료시장 질서를 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