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로스쿨 장애인 특별전형 '문턱높네'

3급 이상 중증장애인만 응시자격… 5년간 2명 지원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이 특별전형에서 중증장애인만 응시토록 하면서 다른 장애인의 법조계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타 대학 로스쿨과 비교할 때 등급 제한을 너무 까다롭게 정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박혜자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 특별전형 입학생 현황'에 따르면 충남대는 3급 이상 장애인에만 응시자격을 줬다.

봉사활동 점수 등 서면평가에서 비장애인보다 불리한 장애인이 일반전형을 통해 로스쿨에 입성하기는 사실상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결국, 유일한 통로는 특별전형이지만, 충남대는 이마저도 쉽지가 않은 셈이다.

4, 5, 6급 장애인은 아예 응시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충남대 로스쿨 특별전형 장애인 지원자가 고작 2명(입학생 2명)에 그친 것도 이같은 등급제한과 무관하지 않다.

반면, 타 대학 로스쿨은 특별전형에 장애인 등급제한이 아예 없거나 충남대보다 낮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등급 제한이 없는 학교(6급 이상)는 건국대, 아주대, 고려대, 경희대 등 4개에 달한다. 장애인 등급 제한이 없다 보니 최근 5년 동안 장애인들의 로스쿨 진출이 충남대보다 훨씬 활발하다.

실제 고려대에는 53명이 지원해 11명이 입학했고 아주대에는 36명이 응시, 8명이 합격했다. 같은 국립대인 충북대와 전북대, 제주대의 경우 등급제한을 4급으로 정해 충남대보다 장애인 진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이에 대해 충남대 관계자는 “장애인 특별전형 등급제한은 전국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서 협의를 통해 학교 재량으로 정하고 있다”며 “장애인 특별전형 지원자가 많은 것은 아니나 타 대학 사례를 조사한 뒤 개선할 여지가 있으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애인 법조계 진출을 장려하기 위해 등급제한을 없애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박혜자 의원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로스쿨에 입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교육기관의 책무”라며 “특별전형 지원 자격에 장애인 등급 제한을 없애고 경제적 취약계층과는 분리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