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산휴게소 운영권 '대전시로' 넘어간다

민간위탁자 내년말까지 반납… 年 8700만원 사용료 지급 합의 행정·건물명도소송 '마무리'

▲ 대전 동구 하소동에 위치한 만인산자연휴양림의 만인산휴게소. 2014년 말 민간위탁이 종료된다.

대전시가 민간에 운영을 위탁한 만인산휴게소의 지루한 운영권 소송이 지난 1일 마무리됐다.

휴게소를 자비로 조성하고 21년째 운영 중인 민간위탁자는 내년말까지 운영권을 시에 반납하고 그동안 연간 8700만원의 사용료를 시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공공휴양내 시소유 건물을 개인적 이윤추구에 사용하도록 했다는 특혜논란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만인산자연휴양림내에 있는 만인산휴게소는 대전에서 금산으로 가는 추부터널 인근에 위치해 운전자들의 휴식처로 활용되는 곳이다.

작은 저수지가 있고 숲 속 고즈넉한 분위기에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도 즐겨찾고 있으나, 만인산휴게소에는 민간위탁 종료라는 문제가 있었다.

만인산자연휴양림내 만인산휴게소는 사업가 김모 씨가 1990년 9월 자비를 들여 조성한 후 대전시에 기부한 건물이다.

김씨는 건물을 기부하는 조건으로 2010년 6월까지 18년8개월 동안 휴게소를 무상사용하고 휴양림내에서 수익허가를 받았다. 김씨가 만인산휴게소를 위탁 운영하는 기간은 2010년 6월 종료를 앞두고 2년 더 연장돼 지난해 6월 마무리됐으나, 소송으로 번지며 법정싸움을 벌여왔다.

시가 만인산휴게소에 대한 김씨의 사용허가 갱신 연장신청을 허가하지 않자 김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시는 김씨를 상대로 휴게소를 비워달라는 건물명도소송을 청구했다.

소송이 최근 마무리돼 대전지방법원은 조정명령을 통해 내년말까지 김씨의 만인산휴게소 운영권을 인정해주고 대신 김씨는 매년 8700만원의 수수료를 대전시에 납부하도록 했다.

이같은 조정은 양쪽 의견조율을 거쳐 그동안 제기된 행정소송과 건물명도소송을 지난 1일 취하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됐다.

김씨는 내년말까지 휴게소를 지금처럼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고, 시는 공공시설물에 대한 합리적 사용료를 받는 실익을 거뒀다.

2010년 6월 민간위탁을 처음 연장할 당시 시는 김씨가 갱신신청을 하기도 전에 사용허가를 연장해준다는 내부방침을 미리 통보해줬고, 휴게소의 재산가치를 측정할 때 주차장은 제외해 김씨가 내야 할 수수료를 낮아지는 등의 부조리가 행정안전부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시가 김씨에게 부과한 만인산휴게소 사용 수수료는 연간 4300만원으로 이번에 법원이 휴게소의 재산가치를 다시 측정해 조정한 연간 8700만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시는 그동안 만인산휴게소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운영됐다는 판단으로 내년 말 휴게소 운영권이 반납되면 산림체험교육장 등의 공익적 산림휴양기능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만인산휴게소의 운영권을 내년 말 돌려받는 것으로 법원을 통해 합의된 상태”라며 “휴게소를 다시 민간위탁할지 시가 직접운영할지는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