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 시행 2년이 지나고도 국민 55.4%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 현실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SNS는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들여다볼 수준이 됐다. 게다가 해커 공격에 대응하지 못해 2차 피해 위험까지 늘 안고 사는 처지다. 소소한 개인정보를 공공연히 들여다보는 창처럼 돼버려 관련 사건도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공개된 정보 조합만으로 직장, 연락처, 정치 성향 같은 개인 신상정보가 낱낱이 파악된다. 이름과 출신 고교 조합만으로 226만명(34%), 여기에 대학을 덧붙이면 이용자 297만명(45%)의 식별이 가능하다는 ETRI의 분석 그대로다. 상업적인 도구로 활용되면 더 큰 사회 문제로 비화될 위험까지 상존하고 있다.
타깃 광고나 범죄수단 악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일이 시급하다. 개인의 정보보호 인식 수준과 실천 의지도 강조돼야 한다. 이미 알려진 것, 이용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보만으로 이력서를 작성할 정도가 됐다.
한마디로 개인정보가 안전한 곳은 없다. 취약한 보안도 문제지만 이용자 대부분 스스로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통제할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더욱 문제다. SNS 외에 운영체제가 탑재되지 않은 일명 깡통 PC도 개인정보 유출 온상임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원치 않게 털린 정보는 명의 도용, 계정 탈취, 피싱 등의 범죄 피해로 이어진다.
관련업체와 기관의 책임성은 당연히 강화돼야 한다. 확장된 SNS 기술의 부작용은 디지털 정체성 표현을 넘어 방관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실태 분석을 참고 삼아 정부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보호 정책을 강화하기 바란다. SNS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을 개인과 기업을 넘어 국가의 문제로 볼 때가 왔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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