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기국회에서 법률안 통과가 불투명한데다 특별법 통과 여건이 열악해지는 만큼 특별법에 의존하기 보다는 새로운 대만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10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정부의 열악한 재정으로 '신규사업 불가'원칙에 이어 빠르면 내년부터 정부나 국회가 재정투입을 해야하는 법률안을 함부로 만들지 못하는 '페이고(PAYGO)'준칙을 도입할 전망이어서 법률안 통과 여건이 더욱 좋지 못하다.
기획재정부는 도청이전특별법에 대해 '지금까지 충남도청 이전을 위한 건립지원 비용이 상당수 투자됐고, 도청이전 부지 활용문제는 국책사업이 아닌 지방의 사안인 만큼 법률제정을 통한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최근 페이고 준칙 도입에 나섰다. 페이고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제도로 재정이 수반되는 법률을 제출할 경우 세입대책을 의무화하는 제도로 법률 제정에 따른 의무지줄을 막는 준칙이다.
페이고 준칙 도입이 확산되면, 그동안 선거를 의식해 법률안부터 만들어 놨던 복지정책이나, 재원동원 법률안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도청이전특별법의 경우도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 강창희 의장이 발의한 법률안은 도청사 신축비와 부지매입비 등 도청을 이전하는데 필요한 비용의 전부를 국가에서 지원하고, 종전부동산 활용계획을 국가가 수립하도록 했다. 강 의장 발의안은 국가의 총 재정부담액이 3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가장 소요예산이 적다는 박수현 의원의 법률안은 도청사 신축비와 부지매입비, 진입도로 비용 등을 전액 국비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의원의 발의안은 5812억원 국가재정이 소요된다.
강창희 국회의장실은 기존에 도의 종전 부동산을 전부 국가가 귀속하는 당초 안이 예산부담이 크다면 '등록문화재인 경우 국가가 지원한다'는 내용으로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관할구역을 달리하는 곳으로 이전할 경우'라는 전제 조건을 제시해 충남과 경북 등만 포함시키도록 했다.
이러한 제안에도 기획재정부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더이상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이번 정기국회 통과도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특별법 통과에 의존하기 보다는 또다른 대안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 아시아 문화의 전당이라는 국책사업 확보로 국비를 확보해 별도 추진한 바 있다. 대전시는 국회의장의 특별법이 계류중인만큼 별도의 국책사업 유치등 움직임을 보이기에 부담감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를 넘길 경우 더욱 예산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안모색이 절실하다.
시 관계자는 “이번 국회에서 일정도 잡히지 않았고, 특별법 통과에 대한 정부 입장이 분명한 반대입장인만큼 우리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법개정이 가장 최선이고 국유화나 재정지원 방향으로 검토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