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대덕구 장동 주민들이 산림욕장 입구에서 제1탄약창 이전을 촉구하는 주민 서명을 받고 있다. |
더욱이 천안 제3탄약창은 주민들을 위해 부대내에 길을 개통했고, 경북 영천의 제2탄약창은 일부 군사시설을 옮기기로 약속하는 등 도시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덕구 장동에 자리한 제1탄약창은 1961년 주한미군이 조성한 시설을 이어받은 군사시설이다.
1991년까지 미군이 각종 무기를 보관하는 주요시설로 사용했으며, 미군철수후 제1탄약창으로 전환해 무기류의 탄약을 보관하는 군사보안시설로 관리되고 있다. 현재는 제1탄약창과 군수사령부가 함께 있다.
관건은 규모 큰 군사시설이 지난 52년간 도심 가까운 곳에 있어 주민들이 장기간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지역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확한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장동의 제1탄약창 면적은 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2만명이 거주하는 대덕구 오정동 면적은 3.08㎢이고 인구 8만명의 둔산1·2·3동이 4.2㎢ 수준이라는 점에서 장동의 탄약창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실감나는 부분이다.
거대한 군사시설이 신탄진권역 입구에 있어 부근의 주민들 뿐만 아니라 대덕구 지역발전 차원에서도 상당한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때문에 장동 탄약창과 탄약사령부를 이전해달라는 요구는 꾸준히 제기됐다.
2009년 주민 540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의장에게 청원서를 제출했고, 이에 앞서 2008년 김창수 전 국회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당시 이상희 국방부장관으로부터 “대체부지 마련을 전제로 이전을 검토하겠다”는 답변까지 받아낸 바 있다.
하지만, 국방부나 대전시, 대덕구 어디서도 탄약창 이전을 위한 움직임은 전혀 없는 상태다.
장동 주민 황태부 씨는 “마을에서 가까운 신탄진을 가려면 군사시설을 피해 8㎞를 돌아가야 하고 거대한 벽과 같아 발전이 안 되고 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전달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장동 주민들은 지난 9일부터 제1탄약창 이전을 위해 주민 서명운동에 돌입한 상태로 1만명 이상 서명을 받아 국방부와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특히, 국방부가 다른 지역의 군사시설은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도시성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주민들을 자극하고 있다.
경북 영천시에 있는 제2탄약창은 영천시청과 주민들의 장기간 설득으로 탄약창의 일부 시설을 옮기기로 약속했고 천안의 제3탄약창 역시 탄약창내에 도로를 개설해 현재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밖에 대구 K2공군기지가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이전을 추진하고 있고, 강원 횡성군의 탄약대대도 옮길 예정으로 도시성장에 따른 군사시설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으나 대전에서는 요지부동이다. 또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을 지원하는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장동에서는 지원사업이 하나도 진행되지 않아 피해의식을 키웠다.
주민 홍종호 씨는 “부대내에 도로를 개설하든지 면적을 일부 줄이는 등의 대안이 있지만, 국방부가 주민을 위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주민 서명운동을 통해 탄약창 이전하는 데 지역 역량을 결집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