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세력 신중심지'로 충청권 떠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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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세력 신중심지'로 충청권 떠오르나

유시민 등 대전·세종 잇단 방문… 내년 地選 앞 세결집 '촉각' 영호남보다 다소 텃세 적고 안희정·이해찬 포진도 '한몫'

  • 승인 2013-10-09 16:30
  • 신문게재 2013-10-10 1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 왼쪽부터 유시민, 성경륭, 천호선, 이재정
▲ 왼쪽부터 유시민, 성경륭, 천호선, 이재정

충청권이 '친노(노무현 전대통령) 세력'의 새 중심지로 떠오르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노 인사들이 충청권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안희정 충남지사, 이해찬 세종시 국회의원 등 충청권에 친노계 유력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움직임에 여야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선, 유시민 전 의원이 지난 8일 오후 세종시를 찾았다. 유 전 의원의 세종 방문은 노무현 재단 대전·충남지역위가 여는 노무현 시민학교 강연을 맡았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이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해설'이라는 주제 강연에 나선 뒤 대화록 논란 등을 질타했다.

오는 28일 성경륭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강연차 세종시를 찾을 예정이다. 성 전 실장은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과 세종시 건설 배경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참여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전 국민참여당 대표가 대전을 방문했다. 이 전 대표는 강연을 통해 10·4 남북정상선언 이행 촉구와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을 옹호했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 등을 역임한 천호선 정의당 대표도 오는 15일 대전에 내려온다. 천 대표의 방문은 국정원 선거 개입 규탄과 복지공약 포기 규탄에 대한 전국 순회 활동 일환이다.

이처럼 친노 인사들이 충청권을 찾는 것은 굳어진 영·호남보다 다소 텃세가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세종시 원조론'을 통한 지지층 확보가 용이한 여건도 한 이유다. 때문에 친노 세력의 행보는 세력화를 위함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친노 세력이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현재 친노 세력은 다시금 존폐 위기다. 친노 세력은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없었으며 대화록이 없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대화록 실종의 책임을 친노 핵심인사인 민주당 문재인 의원에게 겨냥하고 있다. 검찰도 대화록 삭제 과정에 친노 인사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친노 인사가 삭제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예고된다.

앞서 친노는 민주당 5·4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대표 등에게 밀려 세력 붕괴 위기까지 내몰렸다. 유시민 전 의원이 정계에서 은퇴했고 문성근 상임고문이 탈당했다. 뿐만 아니라, 안철수 의원이 등장하면서 과거 친노와 함께하던 시민 세력이 갈라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충청권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충청권 내 친노 세력 위상은 굳건하다.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였던 '좌희정 우광재'의 안희정 충남지사와 '친노의 좌장' 이해찬 의원(세종),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 허태정 대전 유성구청장, 나소열 서천군수 등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참여정부때 인사비서관을 지낸 권선택 전 의원이 내년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정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점쳐진다.

더욱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각각 세종시장과 세종시교육감에 출마하는 민주당 이춘희 세종시당위원장과 최교진 전 전교조 충남지부장 등은 친노 세력의 기대주로 평가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충청권 내 친노 인사들은 지역에 완전히 정착했다”면서 “그런 풍토 때문에 중앙정치권에서 밀려난 친노 세력이 충청권에 몰려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속 정당을 떠나, 내년 선거에서 친노 세력이 지역에서 선전한다면 김한길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헝클어지고 다시금 주류가 될 수 있다”면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레임덕 양상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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