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에도 시민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생겨났다.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 대전시민대학 맞은편에 생겨난 이 '소통의 벽'은 폭 16m, 높이 2m의 크기로 만들어진 벽면으로 시민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할 수 있는 공간이다.
죽기 전에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욕망을 이 소통의 벽에 기록하는 것이다. 시민들은 '자유인이 되고 싶다'거나 '학교를 세우고 싶다'고 썼다. 자신의 생각을 부담 없이 낙서하듯 기록할 수 있는 일종의 일탈의 공간인 것이다. 아울러 남들이 쓴 글을 곱씹으며 타인의 욕망이 어떤 것인가 상호간 소통할 수 있다.
소통의 공간이 탄생된 것은 대전시의 '대전형 좋은마을 만들기' 사업에서 출발했다. 올해 본격화된 사회적 기업의 공공디자인 사업으로 시작된 것인데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인 사회적 자본 확충의 일환인 셈이다.
이 사업은 본래 시민공동체 형성과 사회적 자본 확충에 그 목적을 두고 있는데 일종의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삶터 만들기'의 하나인 것이다. 경제적 이윤 추구보다 공공성이 강한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데 근본 취지가 있다. 이번 소통의 벽은 어떤 대단한 효과를 창출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 그 자체만으로도 스스로의 가슴속을 시원하게 만드는 효과를 얻음은 물론 시민과 시민 또는 시민과 기관과의 '소통부재'가 다소나마 사라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대전형 좋은 마을 만들기'가 낙후돼 가는 구도심의 생활환경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옴은 물론 지역민들에게 관심과 호기심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상호간 삭막해져가는 마음의 벽이 무너져 내림은 물론 관심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 아울러 힘겨운 삶의 무게를 보듬을 수 있는 '소통의 벽' 역할까지 해낼 수 있다면 더더욱 바람직한 사회적 자본의 모범 모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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