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청운대 이전하니 지역경제 붕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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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청운대 이전하니 지역경제 붕괴 현실화

주민 “원룸 공실 급증… 주변지역 슬럼화” 금산 중부대 등도 추진… 우려 목소리 커져

  • 승인 2013-10-01 17:23
  • 신문게재 2013-10-02 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대전과 충남지역에 소재한 대학들의 수도권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지역경제 붕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지자체와 정치권에서 지방대 수도권 이전 차단을 위한 법안 발의까지 나섰지만, 정부의 명확한 정책과 의지없이는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어디까지 진행됐나= 홍성에 본교를 둔 청운대는 인천에 캠퍼스를 개설하고 올해 3월부터 10개 학과 1500명의 학생을 수도권으로 옮겼다. 이에 대해 홍성군 주민들은 “청운대 인천 이전은 수도권정비법 위반”이라며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지역주민들은 교육부가 청운대 인천 캠퍼스에 대해 '이전'이 아닌 '신설'로 해석하고 위치변경계획 신청을 승인해줬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주민들은 “학생과 교직원 등 2000여명이 빠져나가 원룸 공실률이 60%를 넘어서는 등 주변지역이 슬럼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홍성주민과 홍성군의회는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 판결에서 원고자격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각하'결정이 내려졌고, 2심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기각이 결정됐다. 이들은 지난달 2일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금산의 중부대도 지난달 23일 경기 고양시에 마련한 부지에서 고양캠퍼스 기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으며, 2015년 문을 열 예정이다. 중부대 금산 본교의 57개 학과 2215명 가운데 22개 학과 865명이 고양캠퍼스로 이전하게 된다. 앞서 대전의 을지대도 지난 1월 의정부 반환미군기지 '캠프 에세이욘' 부지를 국방부로부터 490억원에 매입, 2017년 3월 의정부캠퍼스를 설립할 예정이다. 대전 침례신학대 역시 2010년 11월 동두천시 반환미군 기지인 '캠프 님블'땅에 캠퍼스를 세우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방지대책 없나= 지방대 수도권 이전을 막기 위해 지자체와 지역정치권에서 적극 나서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5월 지방대학의 수도권 이전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주한미군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개정을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 교육부에 정식 건의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인 박수현(공주) 의원이 지난 7월 지방대의 수도권 이전을 차단하기 위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박 의원 개정안에는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으로 학교의 이전 및 증설이 가능토록 한 특례조항을 수도권 내에 소재한 학교만 이전·증설할 수 있도록 한정한게 주요 골자다.
 
그동안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수도권 대학입지 규제에도 현행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의 학교이전 특례로 인해 사실상 지방대 수도권 이전이 자유로워 홍성의 청운대와 금산의 중부대 등 다수의 대학들의 수도권 이전이 가속화됐던 것.

 이 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 지방대의 수도권 이전을 어느정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급 적용이 안되는 문제로 현재 이전을 완료한 대학들에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지방대 수도권 이전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수도권 과밀화 방지 등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다.

홍성군의회 청운대이전반대특별위원회 이두원 위원장은 “대학은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개인이나 법인의 이익보다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가 지방대의 수도권 이전을 방치할 경우 모든 대학들의 집중현상으로 지방대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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