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영구인하 통과' 지연… 지방세수 비상

대전시 징수실적 1692억 지난해비 54.7% 그쳐 신규입주자들 눈치보기 급급 국회 법률안 통과 시급

'개점휴업' 상태인 정기국회로 취득세 영구인하 결정이 늦어지면서 지방세수가 비상이다. 지난 8·28 취득세 영구인하 대책 발표이후 관련 법률안이 국회통과가 늦어질 경우 10월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를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취득세 징수목표를 정해놓고 이에 따른 세출예산을 세우는만큼 세금징수가 어려워질 경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취득세 뿐 아니라 경기침체에 따른 지방소득세와 법인세마저 감소 분위기여서 지난 8월말 현재 대전시의 경우 세액이 작년대비 909억200만원 감소했다.

▲하반기 줄줄이 입주, 눈치보는 입주자들=30일 대전시에 따르면 하반기 지역의 아파트 분양물량은 1900세대다. 지난달 26일 준공한 도안의 현대아이파크 900세대가 입주를 시작했고, 10월에는 대흥동 자이아파트 1000세대의 입주가 시작된다. 문제는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지만 취득세 인하방침이 결정되지 않은만큼 실질적으로 입주예정자들의 입주가 불투명하다.

가구당 취득세는 수백만원에 달한다. 취득세 인하 법률안이 통과되기 이전이다보니 현재는 종전대로 매매가의 4%를 취득세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취득세 영구인하 방침이 결정된 상태지만 소급적용이 가능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여서 입주예정자들이 입주를 미루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 대전지역의 취득세 징수목표 3095억원 가운데 8월말 현재 징수액은 1692억2000만원으로 징수율이 54.7%에 그쳤다. 시는 하반기 분양이 완료되면 징수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늦어지는 법률안 통과 때문에 징수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빠른 국회 통과가 관건=취득세 뿐 아니라 전반적인 세액감소도 두드러진다. 취득세가 작년대비 643억7800만원 감소(-27.6%)한데 이어 국세에서 지원되는 지방소득세도 작년보다 157억6000만원(-9%)이 감소했다. 주민세도 6억8900만원이 지난해보다 줄어 18.3%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기국회에서의 법률안 통과가 시급하다. 정부는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와 1차 협의를 통해 취득세 인하에 따른 세액보존을 위해 부가가치세를 현행 5%에서 11%에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시·도지사들은 16%로 올릴것을 요구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정부는 1차회의 이후 시·도와 협의도 거치지 않고 취득세 인하방침을 결정한 상태다. 문제는 시·도시자협의회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 취득세 법률안 통과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아직까지 별다른 협상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만큼 빠른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만약 취득세 인하방침이 적용되는 시점이 더욱 늦어져 내년으로 취득세 징수가 넘어가면 이에 따른 지방세수 충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현재는 동향파악중이며, 국회에서 지방의 사정을 고려해 빠른 시일내 법률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