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검찰 수장공백 상태를 오래 방치할 수 없어 법무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채 총장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이 문제가 장기간 표류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검찰조직이 불안정해지고 마비상태가 돼 중요한 국가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고 사표 수리 이유를 밝혔다. 법무부가 전날 오후 채 총장에 대한 진상 조사에서 의혹을 사실로 인정할 만한 정황이 다수 확보됐다면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이를 토대로 박 대통령에게 채 총장의 사표 수리를 건의했다고 밝힌 지 하룻만이다.
박 대통령의 사표수리로 채 총장 문제는 최초 언론보도 이후 22일 만에 일단락됐지만 후유증은 박 대통령과 채 총장, 검찰 모두에게 남을 전망이다.
한편 장관급인 검찰총장 자리가 공석이 됨에 따라 청와대는 후임 검찰총장 인선에 신속하게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의 와중에 지난 27일 사표를 제출한 진영 복지부 장관의 거취 문제까지 얽히면서 조만간 부분개각을 포함한 정부 핵심요직에 대한 개편이 이뤄지지 않게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진 장관은 29일 낮 서울 신사동 캐롤라인빌딩에서 열린 장관실 직원 결혼식에 참석, “업무에 복귀하지 않겠다”며 거듭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개된 기초연금 정부안이 국민연금과 연계한 방식으로 결정된 것이 사퇴결심을 굳힌 배경임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채 검찰총장의 사표가 수리되고 진 장관이 사의를 꺾지 않는데다 부총리급으로 현재 공석인 감사원장과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정권 초반부터 교체설이 나오는 경제라인 등의 문제까지 감안한다면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개각의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김대중 기자 dj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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